달칵. 달칵. 달칵. 단조로운 키보드 소리와 이따금 들려오는 한숨은 번갈아가며 방 안의 정적을 깨고 있었다. 천장의 중심을 차지하는 모던한 디자인의 조명은 빛을 잃고 장식품으로 남은 채, 발광하는 컴퓨터 화면이 방 안을 밝히는 유일한 빛이었다. 그마저도 화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처럼 얼굴을 대고 있는 유키가 대부분의 빛을 다 흡수해 그로부터 더 퍼져나가지 ...

지반을 뜨겁게 달구는 햇빛, 그 위를 떠도는 묵직한 공기는 예고 없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에 떠내려갔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산뜻하게 몸을 감싸오는 햇살과 태양의 이불이 답답하지 않도록 몸을 식혀주는 선선한 바람이었다. 9월의 마지막이 끝남과 동시에 넘어가는 달력의 새 페이지는 가을을 알려왔다. 하루 아침에 찾아온 가을을 맞이하는 방법은 유키와 모...

탁. 탁. 탁. 탁. 아무도 없는 교실 안, 그 안을 사람 대신 펜촉의 제자리운동 소리가 울려퍼지며 채워진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환영하듯 활짝 열려있는 창문은 백색과 연노랑빛을 오가며 빛나고 있었다. 하늘을 넘보듯 높은 건물과 비행체를 만들어낸 지성체들을 신경 쓰지도 않는다는 듯이, 하늘 위의 군림자는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드러냈다. 구름 한 ...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스노하라 모모세! 8살이고 XX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것은 축구와 고기! 아, 최근에 토끼 사육장 당번을 하게 되면서 토끼도 좋아하게 됐어요. 학교 뒤에 가면 토끼 사육장이 있어요. 거기에 토끼가 4마리나 있는데, 모두 착하고 예쁜 애들이에요! 지금 학교가 끝나서 토끼 사육장으로 가고 있어요. 원래는 축구를 하러 ...

계기는 방송국에서 만난 모모의 지인이었다. 연예계 사람들에겐 ~씨, ~님 등 존칭을 빼먹지 않는 모모가 거리를 가깝게 하며 다가오는 어떤 남자를 '이스형'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은 모모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오른팔을 둘러 멀리서 봐도 친근한 사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모모에게 다가오는 사람들 중에 저런 식으로 접촉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

편의점 일일알바 체험하는 야마토와 타마키, 그 편의점에 생필품(ㅋㄷ)을 사러 온 유키의 이야기 야마토 시점으로 시작합니다. **** 오늘은 타마와 일일알바 체험 컨텐츠를 찍는 날이다. 요즘 아이돌의 일일알바 체험 컨텐츠가 유행하면서 그 프로그램에 우리 아이돌리쉬세븐도 출현하게 되었다. 저번에는 리쿠와 이오리, 미츠키 셋이서 카페 알바 체험을 찍고 왔다고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