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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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망되 명급리 반월당 등등 이것저것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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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좋다 나도 이제 웃을 때가 됐지

그런데 왜 이 인간을 보고 웃음이 나왔지?

의문을 가져버린 순간 끝이었음 아무리 사랑과 기침은 숨길 수 없는거라지만 진짜 실시간으로 사랑을 자각해버리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버림 창백하던 피부가 화아악 붉게 달아올라버리고, 바짝 솟은 귀랑 꼬리는 파들파들거리고, 덜덜 떠는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는데,
지하철을 타고가면서 봐도 이건 사랑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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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게 무슨... 백란이 당황해서 그대로 굳어버리니 하긴 저 감정 결핍 여우가 저만큼 웃으면 보통으로 쳤을때 환하게 웃는거나 다름없지.. 생각하면서 픽 웃어버리는 유단이

왜? 팔목귀도 잡았고 너도 평범하게 웃을 때가 됐지

봄바람이 지나가듯 가볍게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면서 곱게 휘는 눈매를 보는데... 놀랐던 마음을 폭 가라앉혀주는 동시에 가져선 안 되었을 의문을 가져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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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롤백함 아니 이런 내용을 쓰려던게 아니었는데 백란아..(이마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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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요생에 웃을 일이란 많지 않았음 하물며 이런 평범한 날에 웃음이라니? 아무리 바보라지만 저 인간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생각하면서 순순히 얼굴을 만져보는데..

?

진짜로 입꼬리가 올라가 있는게, 뭔가, 웃는 모양새 같았음 여우가 물음표만 띄우고 있으니까 유단이가 아니 사람을 뭘로 보고... 투덜거리면서 방에 있던 거울을 가져다주는데 거울을 마주하니 더 확실했음

백란은 웃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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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이랑 방에 마주보고 앉아서 유단이는 과제하고 백란은 차를 마시기도하고 창밖을 보기도하면서 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과제로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니까 그냥, 진짜 그냥 웃음이 나옴 머리 싸매다가 그걸 딱 발견해버린 유단이가 미간을 팍 찡그리면서 웃지마, 하는데 여우는 저가 웃은 줄도 모르고 갸웃 하면서 웃다니요? 제가요? 하는데 그게 장난이 아니라 진짜 모르는 것 같아서 더 짜증내지는 않고 퉁명스럽게 입꼬리나 만져봐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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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사랑이란 감정 평범하게 느끼고 살던 사람한테도 엄청난 고자극인데 아주 긴 시간동안 비극으로 무뎌져 감정이 메마른 여우에게 사랑? 한계 이상의 자극으로 아예 마비되거나 보통을 능가하는 엄청난 사랑 폭풍일 것임... 오늘은 사랑 폭풍으로 반응이 장난 아닌 백란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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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신 액땜해드렷어요 건강한 추석되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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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안고자는건 괜찮은지 지금 확인해보죠 하면서 그대로 유단이 눕히고 꼬리를 안겨줌

안고자는건 베는 것만큼 압박이 되지않아서 괜찮은 듯했음 그렇게 백란의 꼬리는 유단이의 베개에서 죽부인 비슷한 것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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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비록 너무 자주 베고자서 꼬리에 쥐까지 나게 해버렸지만 저 푹신함, 부드러움, 부피... 포기하기엔 너무나도 모든 것이 완벽한 꼬리였다...라고는 하지만 유단이 스스로도 본인의 말이 열없었음 그래서 뺨을 살짝 붉히고 여우랑 눈을 당당하게 마주치지도 못하고 흘끔흘끔 보기만 하는데..

그런 유단을 보는 천호는...
이 인간이 귀여운건 알고 있었는데 진짜 귀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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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요의 사심이 덜 드러나면서도 사심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었는데 유단의 결론이 '이제 네 꼬리 건드리지않을게' 로 나버리면 백란도 손해였음
이 고무공 같은 인간이 무슨 결론을 내릴 것인가 두근두근하며 지켜보고 있으니 유단이 힐끔거리기만하고 눈을 제대로 안마주치면서

베고 자면 쥐가 날 수 있으니까... 껴안고만 자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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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즘... 네 꼬리를... 너무 베고 자긴 했지...

쥐 푼다고 진이 빠진 천호를 앞에 두고 중얼거리는 유단이..
그제야 백란도 정신을 차리고 유단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신경쓰기 시작함 이 여우가 어떤 여우인데 천년 넘게 자기한테 주제모르고 덤비던 것들을 죄다 꺾어놓은 그 콧대높고 악바리인 여우란말임 아무리 천안의 주인이래도 인간 하나를 못 이기겠나
즉 유단이 사치스럽게도 천호의 꼬리를 베개로 쓸 수 있었던 이유? 백란도 내심 좋았기 때문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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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세상에는 그런 류의 통증이 있지요 뭐랄까 송곳이 팔에 박힌 것보다 묘하게 더 고통스럽고 눈물을 자극하는 통증... 쥐가 그러했다
하여 자기 팔을 아무렇지 않게 칼로 썰어버리는 천호도 눈물을 한두방울 달고서는 유단의 팔을 꼬옥 붙들고

꼬..꼬리에...쥐가...

하며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평범하게 쥐가 난 것 뿐이라는 말에 하, 숨을 내쉬면서 안도한 유단이는 자기가 베고 자던 꼬리를 조심스레 건드리면서 이 꼬리? 하고 물어봄 백란이 고개만 꾸닥거리니까 멋쩍고 미안한 얼굴로 가차없이 꼬리를 주무르면서 쥐를 풀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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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유단이가 만지작거리다가 백란 꼬리 베고 잠들어버려서 어휴 하고 별 말 없이 꼬리 내어줬다가 꼬리에 쥐나는 천호... 그날도 유단은 어김없이 죄없는 꼬리를 베고자다가 갑작스러운 여우의 고통스러운 목소리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났는데...
그 천호가 귀끝을 파들파들 떨면서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임.. 너무 놀라서 잠도 다 안깼는데

왜 그래?? 어디 아파??? 무슨 일 있었어????

하면서 손으로 얼굴 붙들고 요리조리 살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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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감기썰을? 왜냐하면 제가 그런 바이러스에 당했기 때문입니다 블친분들은 건강한 연휴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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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은 아니고 목감기로 목이 굉장히 아팠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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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당에 비척비척 걸어들어온 유단이가 요괴들 인사에 대답도 안하고 힐끗 보기만하고 서둘러서 2층 올라가길래 아니 저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저어런!! 하면서 분개하는 구렁이를 뒤로하고 백란이 따라서 올라가 방문을 열었는데 유단이가 미간 찡그리고 목을 붙잡고 있어서 심장 쿵 떨어지는 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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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이는 책임감이 엄청 강하니까 코00 걸려서 골골거리는데도 마스크 쓰고 반월당으로 출근해서 반월당 요괴들 난리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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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님도 굿밤되세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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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여나 종이여우가 상할까 조심스레 톡톡 쓰다듬는 손길도 너무 좋았음 이쯤되니 백란은 다른 의미로 위기감을 느낌
이렇..이렇게까지 좋아도 되나...?? 어린 시절 하나의 세계나 다름없었던 소류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나를 그런 의미로 좋아하는 것도 아닌 인간의 손길 하나 말 하나에 점점 더 깊어질 수가 있는건가 이러다가는 언젠가의 가짜천호처럼 경망스럽게 꼬리를 쳐버릴 것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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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씩 달았으니 이만 자러 갑니다.....(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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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도 반응이 없으니 종이여우 귀와 귀 사이의 머리 부분을 톡톡 치듯이 쓰다듬어봄

백란?

천호의 체면이 있는데도 이 조그마한 종이여우에 굳이 숨어 있었던 이유가 뭔가 다 그 놈의 짝사랑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하면 굳이 그 입과 목소리로 이 마음을 확인사살해줄 필요는 없다는 말이었다 유단이 이름을 부르는 순간 천호는 다시 한 번 마음에 '사랑입니다'라는 내용증명도장이 쿵 찍히는 것만 같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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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고 꼬리고 하늘로 털이 바짝 서서 동그래진 눈을 보면서 결국 웃어버리고 눈을 깜빡이면서 그런 유단이를 보다가 새침하게 시선을 돌리는 백란의 입가에도 작게 미소가 지어져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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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거기서 더 빨개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단이가 푹 익어서 말도 못 이으니 백란이 입꼬리를 길게 늘리며 얄밉게 웃음 근데 그 모습이 되게... 지난 천년간 쌓여온 냉소적이고 어딘가 길을 헤메는 듯했던 것과는 다르게 거칠 것 없이 홀가분하고 즐거워보여서.. 백란이 놀려서 치솟은 열보다 속에서부터 몸을 달궈오는 열기가 더 강해져서.. 손을 뻗어 여유만만하게 웃고있는 여우의 옷깃을 잡아당겨 입술을 꾸욱 눌렀다가 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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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단이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와서는 붉은 얼굴로 씩씩거리는데, 그게 그렇게 귀엽고 어여쁠수가 없었음 일반적인 물체는 곁에만 있어도 요괴로 만들어버리는 대요괴가 얼굴로 손을 뻗는데도, 경계심 하나 없이 열만 내고 있는 모습을 보라지 참으로 바보같고.. 또 바보같았음 그렇게 한손으로 유단이 뺨을 붙잡아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아까 종이여우의 모습을 빌어 그랬듯 콕 하고 입을 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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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꾀를 부려 온갖 위험을 헤쳐온 천호답지않게 놀라서 꼬리펑 상태로 눈만 깜빡이니까 유단이가 잘못봤나싶어서 종이여우에 얼굴을 더 가까이 대면서 더 자세히 살펴보는데... 아무리 봐도 이건 백란이 맞았음 옆구르기하면서 봐도 백란이었음

뭐야, 왜 말 안해?

안그래도 짝사랑중인데 짝사랑대상을 더 가까이에서 왕크게 보고있자니 여우 심장만 죽을맛이었음 급기야 이 상황이 어쩌다 이렇게 된건지 따위는 편하게 놓아버리고 맑고 똘망똘망한 것이 누구네 인간인지는 몰라도 눈이 참 예쁘군 이딴 생각 밖에 안 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