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를 일으키며 운동장을 가르는 발소리, 그 사이 율희의 숨결은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다. 마지막 주자라는 무거운 책임감, 그리고 ‘지금부터 한계 느낌인데…’라는 조용한 속삭임. 땀에 젖은 얼굴과 달아오른 뺨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의지를 상징했다. 결승선이 저 멀리 아른거리는 순간, 율희의 눈빛에는 자신을 이겨내고 싶은 간절함이 맴돌았다.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26일 저녁 8시 20분 방송될 MBN 개국 30주년 기념 특별기획 ‘뛰어야 산다’ 2회에서는 션 단장과 이영표 부단장을 주축으로 ‘뛰산 크루’ 전체가 전력을 다해 훈련에 돌입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경북 영주시민운동장에 모인 ‘뛰산 크루’는 30바퀴를 릴레이로 완주하는 ‘의리 마라톤’ 대결에 나서면서, 체력과 팀워크를 시험하게 된다. 션 단장은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겠다”며 “이 운동장이 한 바퀴에 400m인데, 총 30바퀴를 릴레이로 돌고 승리한 팀에게 ‘MVP 뱃지’를 수여하겠다”고 선언한다. “지금부터 한계 느낌인데…” 율희·김승진, ‘뛰어야 산다’ 의리 마라톤 부담감→완주 의지 분출 / MBN ‘뛰산 크루’는 전날 테스트 결과와 각자의 경력을 바탕으로, 션 팀·이영표 팀·양세형 팀으로 나뉘어 작전 회의를 이어간다. 30바퀴를 어떻게 분배할지 전략을 세우며, 첫 주자는 전날 5km 마라톤 테스트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던 허재, 양준혁, 최준석이 맡아 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낸다. 자신보다 훨씬 뛰고 싶은 마음, 하지만 체력의 한계에 맞서야 하는 현실을 마주한 팀원들의 고군분투가 이어진다. 레이스 초반부터 치열하게 순위가 뒤바뀌는 가운데,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응원과 목청으로 현장을 후끈 달군다. 하지만 장기 레이스의 벽은 높았다. 몇몇 멤버들은 피로와 부상까지 겹쳐 바통 터치를 자주 해야 했고, 체력 분배에 고심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그 와중에 마지막 주자는 율희로 낙점된다. 여자 1위로 전날 5km 마라톤을 마쳤던 율희는 마지막 주자로 등판해 팀의 승리를 위해 묵묵히 달린다. 앞선 주자들이 계획보다 많이 뛰지 못하면서 30바퀴 완주가 쉽지 않은 상황. 점차 속도가 줄어들던 율희는 “지금부터 한계 느낌인데 어쩌지…”라며 부담스러움을 드러내고, 이를 지켜보는 팀원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낸다. 과연 율희가 완주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쏠린다. 한편, ‘뛰산 크루’에 새롭게 합류한 김승진 역시 각오를 불태운다. 김승진은 “전날 5km 달리기 때 너무 못한 것 같아 속상하다. 이번엔 꼭 김승진이 누군지 보여드리겠다”며 의지를 다진다. 그러나 마라톤이 이어질수록 그의 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이를 지켜보던 양세형은 “지금 카메라가 14대나 돌아가는데, 제대로 안 뛸 거야?”라며 현실적인 조언으로 김승진을 다그친다. 애정 어린 채찍질에 힘입어 김승진이 다시 에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기는 팀원들의 순발력과 서로를 북돋우는 의리가 곳곳에 깃들어 있었다. 각자에게 주어진 몫에 최선을 다하는 땀과 숨결, 그리고 체력의 경계에서 마주한 자신의 벽을 뛰어넘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팬들은 과연 누가 MVP 팀의 영광을 차지할지, ‘의리 마라톤’이 남길 땀과 환호를 예감하며 방송을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까지 운동장에 남아 서로를 응원한 ‘뛰산 크루’의 숨결은 봄밤의 공기 속에 오래도록 맴돌았다. 율희의 고백처럼 한계에 다다른 순간이 있었지만, 한걸음 한걸음마다 쌓인 의지와 팀워크는 결승선보다 더 큰 의미로 다가왔다. 이제 모든 결과와 MVP의 주인공은 26일 저녁 8시 20분 방송될 MBN ‘뛰어야 산다’ 2회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누가 진정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남길 전망이다.

빈곤, 격차, 불평등에 주목하며 경제학은 물론, 철학, 정치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이 시대의 지성, 아마르티아 센.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은 그의 사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청두시 두보초당을 가득 메운 긴장감 속에서 마지막 착점의 여운이 길게 남았다. 모두의 시선이 바둑판 위 두 기사에게 집중됐고, 한 수 한 수마다 숨결이 느껴졌다. 한국 신예 기사 김승진은 229수 만에 흑 1집 반승을 거두며 중국 후야오위를 꺾고 녜웨이핑배 정상에 올랐다. 제7회 녜웨이핑배 바둑 마스터스 최종 결승은 26일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서 진행됐다. 한국 대표 김승진 7단과 전기 우승자인 중국의 후야오위 8단이 결승에서 맞붙었다. “흑 1집 반승 완성”…김승진, 녜웨이핑배 결승서 후야오위 제압 / 연합뉴스 김승진은 각자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 제한 시간 속에서 침착한 수읽기와 과감한 전투로 판을 이끌었다. 이에 따라 229수 접전 끝에 흑 1집 반승으로 승리를 확정지으며 자신의 첫 국제대회 우승을 기록했다. 이번 녜웨이핑배는 20세 이하 주니어조와 40세 이상 시니어조로 나눈 뒤 조 1위끼리 결승을 치르는 방식으로 펼쳐졌다. 김승진은 주니어조에서 중국 푸젠헝 7단, 일본 후쿠오카 고타로 7단을 차례로 꺾었고, 국내 결승에서 박지현 7단을 제압하며 최종 결승에 올랐다. 전기 챔피언 후야오위는 시니어조에서 일본 요다 노리모토 9단과 중국 뤄시허 9단을 연파했지만, 최종 결승에서 김승진에게 패하며 2연패 도전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한국 시니어조 출전자였던 목진석 9단과 박영훈 9단은 각각 뤄시허와 구리 9단에 져 탈락했다. 2019년 시니어 초청전으로 출범한 녜웨이핑배는 2023년부터 시니어·신예 조 결승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우승을 차지한 김승진에게는 20만위안(약 3천800만원)의 상금이, 준우승자 후야오위에겐 15만위안(2천800만원)이 주어졌다. 김승진은 2021년 6월 영재입단대회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이번 우승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 바둑의 신예 저력을 증명했다.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의 조용했던 공기가 결승전 막판, 한 수 한 수에 숨소리 마저 멎는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연령 제한을 앞둔 김승진의 마지막 기회, 관중과 관계자 모두 눈을 떼지 못하는 가운데 308수의 치열한 대국이 이어졌다. 김승진이 조상연을 상대로 흑 반집승을 거두며 조아제약배 루키바둑 영웅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제3기 조아제약배 루키바둑 영웅전 결승은 31일 서울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렸다. 최강 신예 자리를 놓고 김승진 6단과 조상연 4단이 맞붙은 이번 대국은 올해가 마지막 출전인 김승진의 집념이 흑 반집승이라는 극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반집 승부 명장면”…김승진, 조상연 꺾고 조아제약배 정상 등극 / 연합뉴스 초반 김승진은 조상연의 대마를 압박하며 두터운 흐름을 가져갔다. 중반 이후 공격에 실패하며 형세가 오리무중으로 빠졌으나, 김승진이 막판 끝내기에서 침착함을 되찾아 결국 반집 차이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로써 2021년 입단 이후 2024년 이붕배에 이어 두 번째 신예 대회 정상에 오른 김승진은 조아제약배에서 유종의 미를 남겼다. 대국 직후 김승진은 “중간에 역전당했다고 생각했고, 마지막에도 진 줄 알았다. 평소 같았으면 정확하게 계산했을 텐데 초조했던 것 같다”며 “오늘 우승을 계기로 종합기전이나 세계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2023년 프로에 입단한 조상연은 지난해 하찬석국수배, 올해 양구군 국토정중앙배 등에서 우승 경력이 있으나 조아제약배 정상을 눈앞에서 놓쳤다. 조아제약배 우승 상금은 1천만원, 준우승 상금은 400만원으로 책정됐다. 한편, 2006년 이후 출생 선수, 한국기원 프로기사 43명과 아마추어 선발전 통과자 8명 등 총 51명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차세대 바둑 인재들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 무대로 기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