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귀의 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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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1053세.
규칙을 정하자. 날 의심하거나, 내가 형을 떠올리게 만들지 마. 다른 건 뭐든 해도 돼. 당신에게 세상의 모든 미사여구를 다 줄게.
July 18, 2025 at 2:01 PM
"날 떠올리는 동안 울 거라고 하면 내가 나쁜 짓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되잖아. 그러지 마. 내 말대로 해줄 거지."
"비가 그치면 꽃을 구해다 주마."
"감상적이긴."
July 16, 2025 at 7:19 PM
"영원히 이런 모든 사소한 일들을 기억한다는 건 축복일까?" 재차 물었다. "날 계속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때까지도 눈을 감고 있던 토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만약 저주라고 답한다면 내 손으로 형 기억 속에서 나를 으깨어 끄집어내 파손시킬 생각이었다.
July 16, 2025 at 7:19 PM
난 이따금 내가 만든 화관들이 형의 머리에 닿아 있는 걸 보며 속이 뒤틀렸었다.
July 16, 2025 at 7:19 PM
토르는 시절을 떠올려보려는 것처럼 눈을 감았다. 형은 잘 해내지 못했고 집중도 어려워했지만 난 그맘때 하루에 화관 하나씩을 엮었어. 가장 완벽한 모양을 만들 수 있게 되면 어머니께 드리고 싶어서. 내가 만든 모든 화관은 어머니의 자랑이었고 때때로 형의 면류관도 되었다.
July 16, 2025 at 7:19 PM
"어머니께서 알려주신 방식 기억 못 하지."
"글쎄. 가운데 큰 꽃이 가도록 중심을 잡고 한 줄기씩 엮는 거?"
"형이 조금만 더 집중해서 들었더라면 지금쯤 더 모양 잡힌 화관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벌써 천 번째로 일깨워주고 있는 것 같구나. 어차피 네가 만들 줄 알잖아."
July 16, 2025 at 7:19 PM
갑자기 화관은 왜? 그냥 기억하고 싶어서. 내가 어디 살아 있는 꽃부리를 꺾어 오는 건 바라지 않잖아. 형은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그가 그날 이후로 수명이 다하기 전에 꺾여 죽는 무언가를 보지 못한다는 걸 안다.
July 16, 2025 at 7:19 PM
July 16, 2025 at 3:5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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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6, 2025 at 3:56 PM
하지만 앞으로도 안 그럴 거야. 영원히.
July 14, 2025 at 4:29 PM
같이 가자고 했을 때 함께 떠났다면 더 나은 신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몰라. 사시사철 일관되게 얼어버린 채 천 년을 보내지 말았어야 했을지도. 그렇게 했다면 난 널 더 닮아 있었겠지. 그렇게 했다면 어쩌면, 난 날 그다지 미워하지 않거나, 널 사랑하지 않거나, 또 어쩌면.
July 14, 2025 at 4:27 PM
"곧 비가 올 것 같아."란 말은 내게 있어 "토르가 떠날 거야."란 말처럼 들렸다.
July 14, 2025 at 4:27 PM
토르는 농경과, 비, 생명력—연민의 정을 가진 신이었고 매해 여름을 맞은 미드가르드 각국에 구름을 몰고 다녔다. 가뭄을 겪은 바 없는 신이 어떻게 그 고통을 다 헤아릴 수 있었던 걸까? 인간의 감사를 물리고 영예와 함께 귀복하는 그는 나와 다른 존재 같았다. 여전히 모를 일이야……. 난 여름이 싫어.
July 14, 2025 at 4:27 PM
하지만 만약 당신이 행복하다면 난 웃으면서 그걸 처부수러 갈 거야.
May 24, 2025 at 10:29 AM
아니면 내가 보지 않았나?
May 23, 2025 at 2:06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