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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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이 만류하자 남희신이 잠시 고민하다가 제안함

-그러시다면 저도 강종주의 머리카락은 조금만 얻을 수 있을까요?
-예...?

남희신은 위공자가 향주머니 부적을 잔뜩 만들어서 건네줄 때 해준 설명을 떠올림

>이건 정확히 말하자면 영력이 담긴 사람의 분신을 소환하는 부적이에요
>분신이라면, 금린대에서 썼던 종이인형 같은 거?
남망기가 질문하자 위무선이 대답함
>비슷하지만 위력은 이쪽이랑 비교할 바가 못 되지
택무군 한 번 사용해보시겠어요?
January 5, 2026 at 10:45 PM
밤바람에 짧은 머리카락이 그 뺨을 간질이는 게 보였음

어느 쪽이든 잘생기긴 했구나...
하고 멍하니 감상하는데
남희신이 무언가를 내밀었음

-그리고 덕분에 얻게 된 것도 있어서요

향주머니? 주둥이를 얇은 가죽끈으로 묶은 천 주머니 안에서는 약재 냄새가 났음

-이건 무엇입니까?
하니

-그때 잘린 제 머리카락으로 만든 부적입니다. 위급할 때 찢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하는 말에 강징은 또 당황함
그게 뭐가 됐든지 간에 말이지,

-제가 손해를 끼쳤는데 이런 것까지 받을 수는 없습니다!
January 5, 2026 at 10:45 PM
그것도 아니야! 내가 한 건 맞지만 싸운 적은 없다고!!!

강징은 헛소문을 들으며 초조한 마음이 되어 연거푸 술을 들이키다가 눈앞에 어른거리는 단발머리의 남희신을 보고있기가 힘들어 밖으로 도망치듯이 뛰쳐나감

그만큼 다시 기르는데 몇 년쯤 걸릴까? 3년? 5년? 설마 10년? 긴 머리일수록 자라는데 오래 걸린다는데 감이 잘 오지 않았음

-강종주

아 깜짝이야
혼자서 고심하던 차에 뒤에서 남희신이 불쑥 나타남
예에 하고 얼버무리듯 대답하니까

-방금 전에 나가시는 걸 봤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는데 너무 마음 쓰시는 듯하여...
January 5, 2026 at 5:22 AM
남희신에게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사람들은 이내 자기들끼리 모여들어 뒷얘기를 추측하기 시작함

-길고 풍성하던 머리카락을 저렇게 싹둑 잘라버리다니... 역시 심경의 변화 있던 게 아닐까요? 비밀리에 만나고 있던 연인과 헤어졌다는 쪽이 제일 유력하겠죠.

아니야! 내가 그랬다고.

-어이. 그 소문 못 들었어? 저어기 강종주가 검으로 베어버렸다는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야렵 중에 우연히 만났는데 어쩌다가 의견이 맞지 않으니까 다툼을 벌이다가 홧김에 확! 강징 성격이 그 모양이니...
-아아...
January 5, 2026 at 5:22 AM
강징은 건너편에 앉아서 사람들의 질문세례에 적당히 돌려답하는 남희신을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쳐다봄

괜찮긴! 별 거 아니긴! 사람들이 저렇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늘 새카만 머리카락 위에 놓여있어 더 하얗게 빛나던 말액이 이제는 훤히 드러난 목덜미 위에서 팔랑거리는 걸 보니까 마음이 심란함

하지만 강징 역시 사정을 모르고 저런 모습을 봤다면 분명 그 사유가 궁금했겠지

휴... 본인이 괜찮다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었어 어떻게든 배상을 했어야 했는데 도대체 저걸 어떻게 물어줘야 할진 모르겠지만
January 5, 2026 at 5:22 AM
한바탕 소동이 있긴 했지만 운심부지처 사람들은 곧 단발로 다듬은 가주에게 익숙해짐

이 모습은 의외로 장단점이 있었는데
장점은 월례행사처럼 뒷모습만 보고 남희신과 남망기를 헷갈리던 어린 제자들이 사라졌다는 것이고

단점은...

-택무군. 그 모습은 어찌...?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있었습니까?

바깥행사에 참석할 때에는 아직 익숙해지지 못한 사람들이 자꾸 머리에 관련된 사연을 물으려 드는 것이었음
January 5, 2026 at 5:22 AM
그도 그럴게 허리까지 흘러내리던 풍성한 머리를 귀밑에서 댕강 잘렸으니 그 양이 상당했거든

그걸 들은 위무선이 반색함
-다행이네요! 택무군 정도 되는 수사라면 떨어져나간 신체 일부에도 영력이 꽤 깃들어있거든요! 가져오신 머리카락 제가 가져가도 될까요?
-그건 상관없지만 무엇에 쓰시려는지?
-만들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음... 일종의 호신용 부적이죠!
하고 씨익 웃음
-완성되면 가져다 드릴게요!
January 5, 2026 at 5:22 AM
운심부지처에 돌아가니까 당연히 난리가 났음
종주 머리카락이 싹둑 난도질당해 있었으니

-형장...!
-희신! 이게 어찌 된 일이냐?!
이런저런 질문이 쏟아졌지만 남희신은 그냥
-사고가 좀 있었습니다
하며 일축하고 웃어넘겼음

그래봐야 보는 눈이 있었으니 '강종주랑 모종의 일이 있었구나', 하는 정도는 새어나가겠지만 정말 사고였으니 뭐 어쩌겠어

대강 사정을 설명하고 나니까 위공자가 슬쩍 다가옴
-그런데 택무군. 혹시 잘린 머리카락은 버리고 오셨나요?
-그대로 두고 오기는 뭐해서 우선 가져오기는 했습니다
January 5, 2026 at 5:22 AM
남희신도 쭉 길러오던 머리카락이 사라져서 당황하긴 했지만
강종주도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오히려 도와주려다 그런 거고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기르다보니 이렇게 된 거지 굳이 머리카락이 길어야 될 이유도 없었음

-괜찮습니다. 불가피한 일이지 않았습니까? 상처가 난 것도 아니니 괘념치 마십시오. 머리카락은 다시 자라는 것이니까요.

왠지 안절부절하던 강징이 또 남희신 말을 듣고 보니까 맞는 것 같아
본인이 괜찮다는데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나 싶었음
그래서 알겠다고 감사하다고 하고 그대로 집으로 돌아감
January 4, 2026 at 10:57 PM
-택무군 괜찮으십니까?
하고 남희신을 바라보는데
-히이ㅣ이ㄱ
자신의 퇴치과정을 쭉 지켜보고 있던 남희신의 뒷편이 뭔가 허전한거지

항상 옷 뒤로 치렁치렁하게 늘어져있던 새까만 머리카락이 바닥에 뭉탱이로 떨어져있었으니까!

사실 그 요수는 체액에 독을 품고 있는 종류였고
강징도 그걸 알고 있어서 자동반사적으로 요수의 팔 대신 남희신 머리카락을 쪽을 잘라버린 거임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지만 머리카락이 잘린 남희신을 보자니 엄청나게 잘못한 기분이 들어서 강징이 바로 고개 숙여서 사과함
January 4, 2026 at 10:57 PM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남희신 뒤로 접근해서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확 잡아챈 거
요수도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오니까 이렇게 인질이라도 잡아야 겠다 싶었던 거지
하필 그게 남희신이었지만

남희신은 순간 머리가 쑥 딸려가긴 했지만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보다 반대편에 서있던 강징 반응이 더 빨랐음
강징이 남희신 머리카락을 쥐어채고 있는 요수를 발견하고 바로 삼독을 날림

그리고 지지대를 잃어버린 요수를 자전으로 꽁꽁 묶어서 제압하고
수사들한테 불태워버리라고 함
이제 일단락된 줄 알고 뒤돌아보면서
January 4, 2026 at 10:57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