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롱이토끼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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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롱이토끼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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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14 / 자컾 (아로렌스) 썰계정 BL 수위썰 포함 매운맛 주위
잠깐 수영 다녀와서 잇겠음
November 6, 2025 at 1:01 AM
아로한이 자기 쑤실때도 이런 상상했냐고 물으면 그 날 아로한 얼굴 떠올라 흥분해서 꽉 조일거 같다. 수치심을 주는게 원래 불쾌하지만 아로한 입에서 나오면 어쩐지 그 조차 좋아서 대답은 못하고 그냥 시트에 얼굴 파묻는 걸로 숨으려고 할텐데 자기 위에있는 남자가 용납 하지않겠지. 서로 얼굴 바라보며 언제나 처럼 같이 사정할줄 알았으나 촉수플 얘기부터 뭔가 이상하더니 역시 그날의 복수라도 할 생각인가 유두를 지분거려도 애매한 강도로 튕기거나 주변만 만져줘서 심지어 앞,뒤 둘다 감질나게 구니까
November 6, 2025 at 12:58 AM
내 존재자체가 그에게 자책을 안겨주는거라면?

차라리 옆에 있지 않는 쪽이 현명할지도 모른다는 변명을 내세워 비겁하게 도망친 것이었다.

묵묵부답인 자신에 릴리아는 한참을 바라보더니 그럼 잘자요. 아버지. 라며 자리를 떠났고

자신은 ... 유독 길고 긴 우울한 밤을 보냈다.
November 1, 2025 at 3:52 AM
어디서부터 풀어나가면 좋을지 짐작조차 안갔다.

릴리아보다 산 세월은 그녀의 배지만 이순간 만큼은 어쩌면 어린 그녀보다 자신이 미숙할지 모른다. 타인을 대하는 것 만큼은 말이다.

그래서 겁이났다.

더 그에게 상처를 주면 혹은, 부채감을 덜어주지 않으면... 떠나갈까봐.

사실 지금도 그냥 아로한 곁에 있고 싶었다. 세상이 이지경이니까 옆에서 그를 지키고 상처입지않도록 단단한 방패가 되고 싶었는데...

' 넌 내게 아무것도 나눠주지 못하잖아..... '

이 말이 떠나가질 않아서,
November 1, 2025 at 3:49 AM
" 아버지의 긴 인생을 타인에게 내보이는 것 말이에요. 하지만...과거를 모른다해서 함께 지내온 사람에 대해 전혀 모를수는 없는걸요. "

" 적어도 저는 아버지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알고있어요."

" ... "

" 아로한님의 생각도 아마 같지 않을까요? "

반박불가... 다 맞는말이다. 아마 릴리아는 자신이 아로한과 솔직하게 대화하길 바라는 것 같다. 생각을 아예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어떻게 뭘.. .
November 1, 2025 at 3:43 AM
속으로는 뿌듯함을 느끼지만 머리가 큰 만큼 자신의 일에 틈만 나면 개입하려드니 좀 성가신게 아니었다.

" 그건그렇고 안전한 대륙으로 도망가라는 말은 허투로 들었나보지? "

" 아버지 옆이 제일 안전한걸요. "

" ... "

이것봐라. 한마디도 지지않으려 한다. 예전엔 순순히 자신의 말을 들어줬었는데 역시 머리검은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고... 속으로 투덜이는 동안 릴리아는 어느새 자신의 그런 감정을 읽었는지 먼저 말을 꺼냈다.

" 쉽지않겠죠. "
November 1, 2025 at 3:32 AM
" 릴리아, 그렇게 쉽게 털어놓을 문제 였으면 내가 이렇게 고민하고 있겠냐? 애초에 그녀석을... "

끌어들이지도 않았겠지. 라는 말을 하려다가 삼키고 돌아가라. 벤에게. 라고 말하려는 순간 나무 뒷쪽에서 훔쳐보고있는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결국 일어나 앉고 릴리아를 눈알만 굴려 흘겼다.

분명 10년 전만 해도 자신의 옆구리에 조차 닿지 않는 작은 아이들이었는데 지금은 훌쩍 커서 벤은 이미 자신보다 커졌고 릴리아는 이제 자신과 시선을 거의 마주할 만큼 성장했다.
November 1, 2025 at 3:23 AM
원래 자신을 아렌스님. 이라고 불렀지만 제국에서 풀려난 뒤론 아예 자신을 양아버지로 삼은 모양이었다.

호칭을 정정하려 해도 끝까지 자기 멋대로 부르니 그냥 맘대로 하라지. 귀찮은 것은 딱 질색이라 그녀의 고집을 꺾으려는 시도는 길게 하지 않았다.

대꾸도 없이 눈을 감고 있는 다소 불량한 모습을 보였으나 그녀는 되려 작게 웃음을 터트리더니 자신과의 거리를 좁혀왔다.

" 아버지도 참... 그저 솔직하게 아로한님께 지금 안고있는 고민을 털어놓으면 해결 될 문제인데도요. "
November 1, 2025 at 3:14 AM
" 개같네 진짜. 신에게 사랑받는 땅 에오르제아라면서? 이정도면 저주 아니냐? 이미 망한 내 고향보다 이곳이 더 시끄러운거 같은데. "

불평불만을 쭉 늘어놓고 있으니 익숙한 이의 부츠 앞코가 보였다. 등지게 돌아누우니 기어이 털썩 하고 앉는 소리가 들렸다.

" 아버지, 아로한님과 싸우셨어요? "

릴리아다. 자신이 세번째로 거둔 휴런족 소녀. 그녀는 동방출신이며 아마 닌자마을 일원 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제국의 침략으로 전부 불타버렸지만.
November 1, 2025 at 3:08 AM
현실성이 떨어졌다.

처음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무슨 개소리를 하는거야...? 라는 얼굴을 했지만 세계종말이라는 끔찍한 소식을 듣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이 괴수로 변하는 것을 직접 목도하고야 현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물론... 가벼운 일이 아니라는 건 이미 피부로 직접 느끼고 있었기에 이성적으로 납득할만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인데,

가혹하게도 그럴 여유따위 이 땅에 살고있는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았다.
November 1, 2025 at 3:02 AM
한참 모닥불을 괴롭히다가 나뭇가지를 약한 불속에 던져버리고 벌러덩 누워버렸다.

세상이 무너져간다.

영웅에겐 새로운 시련이 닥쳐왔고 그들은 참 쉴틈도 없다 싶다.
자신이야 그저 이 혼란이 끝나고 지은 죄에 대한 무게를 덜하기 위해 용병으로서 일을 하고 있는 거라 지금 벌어지는 위험해대한 책임은 없지만 그 영웅은 무려 세상을 구해야 한다니까.

만약 영웅이 이 지구를 구하지 못한다면, 인류를 태우고 다른 차원으로 떠날 뭐 거대한 비행선이 올드샬레이안에 준비돼 있다나뭐라나.. .
November 1, 2025 at 2:59 AM
지껄였다.

결과는 역시나 아로한에게 와닿지 않은 것 같았다.

' 그럴만도 하지. '

그날 이후로 생각정리를 위해 아로한과 부러 따로 행동했다.
재앙이 떠나지 않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모닥불에 반쯤 재가 된 장작들을 나뭇가지로 콕콕 쑤셨다.

같은 상황이 머릿속에서 맴도는데 좀처럼 유용한 다른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라서.

아무리 사랑하는 대상이라도... 사람과의 관계는 역시 피곤하다. 차라리 10명으로 천명의 군대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같은 문제를 고민하는게 더 마음이 편할 정도였다.
November 1, 2025 at 2:55 AM
질문을 하면 간단히 해결 될 문제 였지만 그조차 하지 못한다.

이 이상 진심을 들어버리면 아로한을 놓지 못할테니까.

욕심이 날테고 사랑한다고 말해버릴테니까.

딱딱하게 굳은 몸으로 가장 따뜻한 순풍을 느끼다 결국 꽈악 힘을 주어 마주안는다.

결코 전할 수 없는 답을 마음 속으로 전한다.

' 나도 같아...사랑해. 아로한. '
October 30, 2025 at 5:04 AM
이런 내가 감히 네 진심을 들어도 되는거야?

내게 그럴 자격이 있어?

설레임 뒤로 자신이 했던 모든 지난날의 과오가 스쳐지나갔다.
나나모 여왕 시해를 위해 순진했던 청년과의 유대를 이용한 일.

울며 자신을 봐달라는 그를 차갑게 내친 일.

과거에 사로잡혀 자신의 진심과 아로한 까지 외면한 일 까지...

분명 나는 아로한에게 최악의 인간일텐데, 도대체 어떤면을 보고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목숨을 희생하려 하면서 까지 자신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October 30, 2025 at 4:57 AM
그것보다는 당장 아로한과의 시간이 더 소중했으니까.

그리고... 이 도주는 그를 위한 것으로 어차피 자신은 다시 제국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이기에 "나"답지 않은 방식이지만 현실을 잊고 마치 모든 것에 벗어나서 진정한 되찾은 자유인 처럼 아로한과 시간을 보내려 했다.

이딜샤이어를 지나 저지 드라바니아 잔재 속에 숨어 적당한 보금자리를 찾던 와중 아로한이 자신을 끌어안더니 몇번이고 " 사랑해. " 라며 고백했다.

심장이 무섭게 뛰었고 아로한과 그의 목소리 외엔 그 무엇도 보이지않고 들리지 않았다.
October 30, 2025 at 4:51 AM
" 도망가자. "

지친 아로한을 끌어안으며 그렇게 속삭였고 나는 처음으로 자의로 아로한과 함께 카일자르 손에서 벗어났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 아로한과 단독임무에서 채워진 팔찌는 전장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내 에테르를 조금씩 빼앗아 가고 있었다. 장기간 유지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장치기에 얼른 해제할 방법을 알아야내야 했으나, 그건 뒷전이 됐다.
October 30, 2025 at 4:43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