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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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칼럼 에세이 해설 비평 대담 인터뷰 각종 글과 말 팝니다 / 그리고 결국 할 수 있는 일을 모두 한 후에는, 더 완벽한 것은 없으니, 그저 사람들을 믿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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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또 턱관절이 아파서 입이 안 벌어지는 상태가 됐습니다 휴일인데 대체 왜…? 며칠은 하품도 참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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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가내고 싶다
사유: 연휴 과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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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또 안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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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바야르의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도 마찬가지로, 미스터리 안 좋아하면 굳이 이런 책을 쓰지 않는다. 차페크의 소설이 미스터리 장르를 분해하고 작위성을 폭로하며 ‘사건’이라는 것이 성립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이 소설들은 애초에 미스터리 잡지에 실렸으며 미스터리 독자들에게 읽혔다. 미스터리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작업은 이 장르를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스터리(특히 고전적인 탐정소설)의 허위가 정말로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우리는 의심하면서 소설을 읽지만 실은 깜빡 속아넘어가길 고대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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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을 내세우는 고전적인 미스터리 소설들은 독자와의 정정당당한 정면승부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 무대는 작가에 의해 작위적으로 꾸며진 것이다. 독자는 오로지 작가가 서술하는 것만 볼 수 있다. 사실 독자는 마술쇼 관객처럼, 한껏 의심하면서도 실은 기꺼이 속으러 가는 사람이다. <잃어버린 편지>는 뒤팽의 존재 가능성을 부정한다. (근데 탐정이 가짜이며 그들의 추리는 말이 안 된다는 얘기를 제일 좋아하는 것도 미스터리 작가/독자인 듯. 등장인물이 홈즈 욕을 한다? 미스터리 소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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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미스터리 소설의 구조는 아예 성립하지 않는다. 차페크의 소설에서 탐정의 번뜩이는 통찰 따위는 전부 착각에 불과하다. 그는 미스터리의 치장을 벗겨내는 데 열을 올린다. 필적 감정사의 과학적인 추리는 엉뚱하게 작용하고, 박사가 사건을 해결한 것은 매우 우연적인 일이다. 오히려 점쟁이 노릇으로 아가씨들에게서 복채를 뜯던 중년 여성의 어설픈 카드점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나 필히 우연에 의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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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의 아내다. 아내는 남편이 밤중에 서재에서 일하던 모습을 봤을 뿐이다. 장관은 아내의 말을 부정하지만 편지는 정말로 그가 집었던 책 사이에 얌전히 꽂혀 있었다. 하지만 편지 수색을 위해 여러 인력이 동원되었던 이상 자기가 그냥 깜빡했을 뿐이라고 고백할 수는 없다. 자신의 위신을 지키기 위해 장관은 자기가 편지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고, ‘당신들은 모르겠지만 특별한 방법이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그의 말은 뒤팽의 추리와는 달리 변명과 허세에 불과하다. 소설 속 ‘편지 도난 사건’은 사실 존재하지도 않는다. 사건, 트릭, 추리 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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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총동원해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은 <도둑맞은 편지>와 비슷하다. 장관이 편지를 숨긴 범인이라는 점도 동일하다. 편지는 그의 서재에 평범하게 꽂혀 있었다. 그런데 <잃어버린 편지>의 사건은 시시하고 우스꽝스러운 사고로 밝혀진다. 이 소설에서 편지를 잃어서 난처해진 피해자는 장관 자신이다. 그는 자료를 찾다가 무의식중에 그 책에 편지를 끼워뒀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까먹고 편지를 도난당했다고 여겨 사태를 심각하게 만든다. 기발한 범죄자는 없다. 특별한 관찰자나 명쾌한 논리도 없다. 편지가 있는 곳을 알려주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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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의견을 설파한다. 이 대화는 소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사건의 진상이 시시하게 드러나지 않도록 한껏 치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뒤팽이라는 탐정이 평범하게 어리석은 무리와는 달리 날카롭고 특별한 관찰자라는 인상을 준다. 경찰 같은 공무원은 감히 그에 견줄 수 없다. 장관은 수학자이자 시인으로 경찰의 사고방식을 뛰어넘어 영리하게 편지를 숨겼지만 뒤팽의 눈을 벗어나지는 못한다.
반면 <잃어버린 편지>에는 뒤팽 같은 특출난 사람은 없다. 사실 차페크의 소설에는 착각, 실수, 오해가 가득하다. 편지가 갑자기 사라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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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바야르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 뒤적이다가, 카렐 차페크의 미스터리 단편집 다시 읽음. 미스터리 잘 아는 사람의 메타적인 안티 미스터리라서 신나는 책이다. <잃어버린 편지> 보고 내친 김에 에드거 앨런 포의 <도둑맞은 편지>도 다시 보니 역시 대놓고 패러디라 너무 웃긴다.

(스포일러)
<도둑맞은 편지>의 장관은 훔친 편지를 뻔히 보이는 곳에 숨긴다. 사람들이 너무나 확연하게 보이는 것에는 오히려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맹점을 이용해서. 진상은 간단하지만 이를 밝히기 전까지 뒤팽은 수학자와 추상논리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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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시간 자고 1끼 먹고 6시간 스트레이트로 강의했는데 뭐랄까 체력은 간당간당한데 말하기가 재미있어서 계속 회복함 안죽음 이것이 외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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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좋아하는 것: 펩시라임제로콜라에 얼음 넣고 풋귤즙 추가해서 마시기
Reposted by 오나선
zondug.bsky.social
난 이게 한국의 '(제로보드에서 시작한) 게시판 문화'가 원인이라고 보는데,

게시판과 (해외의) 쓰레드 문화의 차이는 반론을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부분에 있음. 즉 내가 'A는 b, c, d, e의 이유로 개새끼다'라고 주장했을 때, 독자는 이 'b, c, d, e'의 근거를 (개별 탄핵하든 말든 총체적으로) 'A가 개새끼'라는데 동의하게됨.

반론으로 이게 아닌게 밝혀져도 'A는 개새끼'라는 주장과 인식 자체는 남아서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침.

반론의 성립이나 원 주장의 탄핵 자체가 불가능하고, 이 인식이 고착되게 됨.
zondug.bsky.social
우린 이걸 대략 사고실험으로 해볼 수 있는데,

20~30대의 우경화라는게 그 세그먼트 안에서의 20~30% 라고 할 때, 전체의 비율에서 보면 3~4% 밖에 안 될 수 있죠.

문제는 시간이 간다는 거죠. 지금 우경화된 세대가 계속 살면서 유지될 것이라(90%?) 이 둘이 기득권 세대가 될 것이고 장기적 영향력을 생각하면 ‘걱정할 필요 없다’는 말이 안 되죠.

우리가 그걸 20년 전에 이명박 때 간과했던 것이죠.
dottwinial.bsky.social
“젊은 세대의 우경화“는 백 명 중에 열명이 그런 척하고 여론을 주도하는 거라니까요? 그걸 냅두면 진짜로 우경화가 시작된다는 건 동의하지만, ”젊은 세대는 이미 우경화 되어서 고칠 수 없디, 좌절하거 냉소하자“ 이런 태도는 동의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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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의 수사학 읽다가 차이나 미에빌의 [상흔] 분석이 나오길래 새삼 검색했는데 출판사 리뷰가 너무너무 좋다 더 정확한 해설을 떠올리기 어려울 정도로
aladin.kr/p/mLbLw
arzak.tistory.com/m/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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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죽겠다 이러다 제명에 못죽지 하고 쓰러졌다가 생각해보니 요즘 딱히 잘못 살진 않아서 억울해졌다 그럼 그냥 노화로 인한 체력저하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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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내가해냄 근데 아직 안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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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 워크샵 좋았다. 많은 질문과 읽을거리가 생김. 듀나(벨)도 참석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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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죠? 멀쩡한 하루보단 깎아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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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의 양배추를 먹어야 하는데… 채칼을 새로 샀으니 시도해볼까 —> 실패해서 손으로 채썰기 함 근데 너무 호쾌하게 해버림 —> 남은 계란 전부 넣고 참치 소금 후추 캐러멜라이즈양파(냉동) 추가해서 토스트용으로 부쳤다. 마침 식빵도 샀고. 좋은 버터는 확실히 효과를 발휘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내가 만든 요리가 맛있는 때가 잘 없는데(대개 그저 먹을 만함) 최근 그럭저럭 성공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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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저도 못하고 괴로워할 바엔 일찌감치 마음을 접고 잠이나 잘 자뒀어야 하는데 아직도 진리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오전마감 오후마감 내가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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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요일이 되어버렸지만 번개같이 일하면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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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리적으로 잘못 움직이고(지하철을 잘못 탔다는 사실을 중간에야 깨달음), 시간적으로 잘못 생각해서(강의시간 착각해서 원래 수업시간보다 일찍 끝냄) 도합하면 시공간 잘못됨을 획득했다. 나라는 사람과 생활한다는 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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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글탱글의 비결은 탱자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