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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말랑 강쥐한테 더 말리기 전에 칩거에 들어간 것이다. 이미 집도 알고 있고 지믽이 불리하면 칩거하는 것도 들킨 마당인데 이렇게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지만 지믽은 그렇게 했다.

"너 그러다가 큰 일난다."
"큰일은 무슨 큰일"
"원래 어릴 수록 참을성이 없지. 우리도 그랬잖아."

그래 여기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타난다. 무려 여섯 살 차이였다. 여섯 살. 여자인 것도 문제인데, 나이 차이도 여섯 살이나 난다.
January 7, 2026 at 4:00 AM
"맞다! 나 하느님의 딸이야. 이렇게 그럴 수 없어"
"천,주,교는 훨씬 더 열려있지 않아?"
"씨이- 너는 내가 진짜 렞으였으면 좋겠어?"

다읁은 오히려 여유롭게 웃으면서 그런다.

"나처럼 너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주는 친구가 있는 게 복인 거야"
"아아- 다읁아아 나 어떡해애-"
"뭘 어떡해. 이미 거기까지 생각 갔으면 끝났구만. 고백해"
"싫어!!!"
"엄마야! 왜 소리를 질러!"

상대는 몇 번 찌르지도 않았는데 홀라당 넘어가서 고백하는 모양새? 절대 안 돼.
January 7, 2026 at 2:45 AM
지믽의 폭탄 발언에 맥주를 꺼내 마시던 다읁이 사레에 들렸다.

"네, 네가 뭘 좋아해?"
"여자"
"갑자기????"
"...응, 갑자기."

지믽은 다시 몸을 일으키더니 다읁에게 물었다.

"아무래도 너무 갑자기지?"
"뭐, 원래 사랑은 갑자기 빠지는 거니까"
"그래도. 난 여자 좋아해 본 적이 없는데?"
"그 사람이 처음인가보지"

당황한 다읁이 금세 페이스를 찾고서 지믽이 묻는 족족 맞는 말만 했다.

"넌 친구가 렞으가 될 지도 모르는데 그런 말이 나와?"
"그럼 뭐. 너 혐오라도 해줘? 교/회라도 데려가?"
January 7, 2026 at 2:42 AM
지믽은 다읁에게 같이 투덜거릴 힘도 없는지 식탁에 추욱 늘어졌다.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다읁이 물었다.

"뭐여, 뭔디"
"뭐가아-"
"너 무슨 일 있었잖아"

그래도 친구라고 바로 상태가 정상이 아닌 걸 알아챘다. 지믽이 갑자기 몸을 벌떡 일으켰다.

"다읁아"
"ㅇ, 왜?"

지믽은 다읁을 빤히 바라보기만 했다. 이건 또 뭔 지X인가 싶은 다읁이었다.

"왜 그러는 건데?"
"아니야"

지믽이 다시 식탁에 몸을 엎드렸다.

"나 아무래도 여자 좋아하나봐"
"쿨럭- 무, 뭐?"
January 7, 2026 at 2:26 AM
얼빠인 사람에게 말랑 강아디가 꼬리를 붕방거리면서 치대는데, 심장이 멀쩡하면 그건 병이다. 빨리 병원에 가보는 것을 추천.

지믽은 사지육신 멀쩡한 일반인이었기에 붕방 강쥐에게 그만 '앗, 쟤 쫌 귀엽네'에서 '앗, 쟤만 너무 귀엽네'로 업그레이드 길을 걷고 계시는 중이다.

그래서 다시 센터에 나오라는 말도 묵살하고 또 칩거에 들어갔다.

"유지믽아 내가 저번에 그랬지. 요즘은 다 배달이 돼요"

다읁이 양손 무겁게 장을 봐오면서 또 투덜거렸다.
January 7, 2026 at 2:23 AM
"후우- 집에 들이는 게 아니었어."

평소 귀여운 거라면 꼼짝을 못하는 지믽에게 뽀둥한 뵤용 강아디는 말 그대로 귀여움의 형상화, 귀여움이 현신 그 자체였다.
그럼 귀여움에서 끝나면 되지 않냐고? 어떻게 그게 그 이상을 넘을 수 있냐고?

그렇담 지믽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 말랑 강아디 실제로 보셨나요?

그렇다. 지믽도 은근히 얼빠 기질이 넘쳐났던 것이다.
January 7, 2026 at 2:00 AM
지믽은 혼란스럽다. 당연하다. 지금까지 자신이 여자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말랑 강아디가 몸통박치기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 말랑 강아디가 뭘 했느냐면, 자기는 지믽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고, 이제는 자기 안 좋아하냐고 그런다.
요즘 애들이 이런 건지 도대체 종잡을 수가 없었다.
어차피 여자 안 좋아하는 거면 무시하면 그만이지 않냐고?

"아아아- 자꾸 신경 쓰인단 말이야!"

그렇다 이미 말랑 강아디에게 돌돌 말리는 중이라는 것이 문제였다.
January 7, 2026 at 1:58 AM
일단은 이라고 했던 우리 직진 연하의 다음 플랜은? 그냥 무작정 많이 마주치기였다. 학기 중이었으니까 센터에 따라가는 건 아니었는데 일단 길에서라도 자주 마주치는 게 방법!

"여기가 길이야?"
"집 아니면 길이죠"

어째서 우리 집 문이 길바닥이 되었던 거지? 그것도 우연을 빙자한 만남이라면서 말이다.

"너 분명히 나 안 좋아한다고 했었잖아"
"그랬죠"
"그런데 좋아졌어?"
"음 아직 좋아하는 것 까지는 아닌데. 언니는 내가 언니 좋아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반문 공격은 처음이야!
January 3, 2026 at 7:40 AM
“네, 네가 이래도 난 여자 안 좋아해! 너도 안 좋아해!”
“뭐, 알았어요.”

보기보다 순순히 물러서는 믽정이었다.

“일단은.”

일단은? 뭐가 일단은이지.

“너! 근데!”
“언니 안녀엉-”

지믽이 뭐라고 하기 전에 믽정은 올 때처럼 훌쩍 사라졌다. 부침개 하나 받고 정신을 홀딱 빼앗긴 지믽이었다.
January 3, 2026 at 12:08 AM
이미 믽정이 귀엽다고 인식한 지믽이라서 이렇게 앙살을 떠니, 그게 어떤 감정, 그러니까 객관적으로 귀여운 걸 봐서 귀여워! 하는 건지, 이 사람과 사귀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귀여워! 인 건지 헷갈렸다. -사실상 이렇게 헷갈리는 순간 이미 끝난 거나 다름없다-
January 3, 2026 at 12:06 AM
지믽의 동공이 마구 춤추는 걸 실시간으로 목격 중인 우리 당돌한 연하님은 자기의 최고 무기를 사용했다. 그것은 바로 부모님께서 하사하신 최강 귀요미 얼굴.

“언니. 저 어때요?”

너, 너무 가까워. 빵실한 볼살을 무기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미니 지믽이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나, 나는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뭐, 뭐야! 얘 왜 이래!
January 3, 2026 at 12:06 AM
요즘 애들은 직구만 던지는데 그것도 몸쪽 꽉찬 직구만 던지는 구나. 지믽은 입만 떡 벌리고 어떤 대꾸도 못했다.

“언니. 대답해줘야지.”
“ㄴ, 나는 너한테 관심 없어!”
“알아요.”

지믽이 당황해서 눈만 도르륵 굴렸다.

”관심이야 없다고 생기고 있다가도 없어지는 건데.“

믽정은 당돌하게 말했다. 지믽은 믽정의 당돌함에 그저 말도 못하고 동공만 흔들리고 있다. 덩달아 마음도 흔들흔들.
January 2, 2026 at 10:33 AM
지믽의 귀가 화르르 불타 올랐다.

“너, 너 그냥 가!”
“갈 건데, 왜 대답은 안 해줘요?”

믽정은 끝까지 웃는 얼굴로 그랬다. 지믽은 뭐 한 것도 없는데 왠지 기가 쪽 빨린 기분이었다.

“만나는 사람 있냐니까요.”
“없어, 없다! 왜!”
“왜긴요. 없으면 내가 만나는 사람 하고 싶으니까 그렇죠.”
January 2, 2026 at 5:32 AM
그러자 믽정은 눈을 이상하게 뜨더니 외려 당당히 말했다.

“누가 뭐래요? 그냥 언니 만나는 사람 있냐고 물어 본 건데.”
“그, 그걸 왜 묻는데!”

믽정은 배시시 웃었다.

“그런데 언니 왜 이렇게 과민 반응이지?”
January 2, 2026 at 5:20 AM
연하의 강력한 한 방에 멍- 호롤로- 정신이 날아오른 지믽은 순간적으로 답을 하지 못했다. 그 언니 그렇게 정신 놔 버린 거 보고 연하는 고개만 갸웃. 왜 이렇게 반응이 없지?

“언니 내 말 못 들었어요?”
“으, 어?”

연하가 눈 앞에 대고 손 흔들고 나서야 정신 차린 그 언니. 뒤늦게 연하가 무슨 의도로, 무슨 의미로 그런 걸 물었는지 궁금은 아니고 알 만해서 버럭! 한다.

“너, 너! 언제는 나보고 네 스타일 아니라며! 나 싫다며!”
January 2, 2026 at 5:20 AM
“나, 나가!”

지믽이 문을 열자 믽정이 똘망한 표정으로 접시를 들고 서 있었다.

“이거.”
“아, 고마, 고마워.”

부침개 배달 미션을 클리어 했으니 믽정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믽정의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으니까 밍기적거리면서 시간을 허비했다. 그런데도 지믽은 얌전히 민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부침개가 한 장 뿐이네. 아쉬움을 달래면서.

그때 마침내 믽정이 그를 불렀다.

“언니.”

“나 뭐 하나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요.”

“언니 혹시, 만나는 사람 있어요?”

연하는 직구만 던질 줄 알았다.
December 30, 2025 at 7:37 AM
“누구지?”

지믽이 패드를 확인했는데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믽정이었다.

[언니 안에 있죠? 엄마가 부침개 가져다주래서 왔어요오-]
“자, 잠깐만!”

지믽은 재빨리 제 옷을 스캔하고 입술을 움마움마 해서 혈색을 돌게 만들었다. 그래도 아쉬워 재빨리 에쓔쁘아 립밤을 가져와 발랐다. 머리를 이리저리 쓸어 넘겨서 자연스러운 컬을 만들었다.

그렇게 유난을 떨고 나서야 ‘내가 왜 그랬지?’ 하는 자각이 든 지믽. 잠시 행동이 멈췄다.

띵또오옹-

그새를 못 참은 똥강아지가 또 벨을 눌렀다.
December 30, 2025 at 7:36 AM
방금 지믽이 쓴 문장이었다. 그 문장을 적으면서 자연스럽게 ‘믽정’을 떠올렸지만, 지믽은 그런 사실을 자각도 하지 못했다. 실제로 여주의 외모가 상당히 ‘믽정’과 유사했지만 그것도 모르는 작가님.

평소보다 여주 묘사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띵동-

현관 벨이 울렸다.
December 30, 2025 at 7:33 AM
우리 (예비)며느리? 평소 음식 하는 손이 작으신 우리 쩡머니는 아직 (예비)며느리의 먹성을 몰랐고, 당연히 부침개는 한 장만 하셨다. 믽정도 거기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믽정에게 부침개는 그저 언니네 집을 방문할 핑계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곧 있음 연하가 방문하리란 걸 모르는 우리 유지믽 씨는 열심히 타이핑 중이었다. 어쩐지 집중이 잘 되어서 글이 쭉쭉 써졌다.

새하얀 피부에 동글한 눈. 보드라움이 느껴지는 볼은 충분히 시선을 사로잡을 만했다.
December 30, 2025 at 7:32 AM
귀여워 보이면 끝이라는 지론을 가진 믽정은 첫 만남과 두 번째 만남을 지나 이제 꽤 가까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이제! 해야만 하는 건!

“귀여움 어필이지.”

사실 믽정 본인은 자신이 귀엽기보다 좀 멋진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전 여친들이 하나같이 “강아지”라는 애칭을 썼던 걸 떠올리면. 여친에게는 귀여워 보인는 편인가보다 했다. -자기 객관화가 안 된 강아디-

그렇게 강아지, 아니 믽정이 세운 계획은 무엇인고 하면 엄마 찬스였다.

“엄마. 나 지짐이 좀 해도.”
“그건 갑자기 와.”
“언니 갖다 주게.”
December 30, 2025 at 7:32 AM
December 30, 2025 at 7:19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