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과 슬픔은 물이다. 내 안에서 서서히 스며 나오며 나를 푹 젖은 골판지처럼 만든다. 내가 조각조각 흩어지는 기분이 든다. 젖은 장작에 불이 안 붙듯 다른 감정이 들지조차 못 하게 막는다. 충분히 쏟아내지 않으면 언제고 다시 솟아나온다.
나도 모르는 새 물이 찰랑거릴 정도로 찼나보다. 오늘은 충분히 쏟아내고 조각나는 날이다.
#화 #우울 #감정 #정리
사람이 우울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싶다.
내 감정이 가라앉고 있는데 주변의 시선, 가족의 감정을 신경쓰느라 자꾸만 붕붕 뜨는 바람에 내 가슴이 지금 당장 느껴야할 감정을 제대로 못 느끼고 제멋대로 왔다갔다하더라.
지금은 어두컴컴한 방에서 벽에 기대고 앉아 어두운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있다.
다양한 생각들이 지나간다. 특히 최근에 자꾸만 떠오르는 과거의 일들.
우울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먹먹함이 반갑고 충족되는 느낌을 받는다.
#우울 #지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