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쥰 군은 없고 스탠드에 붙은 쪽지만이 보였다. 공기가 푸른 것을 보아 새벽인듯 했다. [메리랑 산책 다녀올게요. 혹시 일어날까봐서 적어놔요.] 라이브가 끝나 피곤할텐데도 내 쥰 군은 성실하기도 하지. 협탁 위 스탠드에 붙어있던 쪽지를 가져왔다. 삐뚤빼뚤하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사랑스러웠다. 나도 참 중중이라니까. 자리를 조금 더 쥰 군 쪽으로 옮...

"엄청나네요..." 무대 뒷편에서 관중석을 바라보던 쥰 군이 중얼거렸다. 관중석 곳곳에 네이비 빛의 응원봉이 반짝였다. 별을 처음 본 아이처럼 쥰 군의 눈이 반짝였다. "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린거네. 쥰 군이 무대에 다시 오르기를." "그렇네요. 아직 있었군요." "당연하네! 처음부터 계속 있었을거네. 별이 낮에 보이지 않듯이 안보였을 뿐이야." 내 말에 ...

"같이 살자구요?" "응. 쥰 군이 좋다고만 해주면 바로 집부터 구할 생각이네. 사실 봐둔 게 없지는 않고." 레이메이 때가 그리워 그냥 마음을 달래려 봐둔 것이었는데 그게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다. 성주관이 있는데 둘이 나와 같이 살자는 건 이상해 보일테니까. 연인이 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성급한 것도 같지만 망설였던 시간만큼 만회하고픈 마음이 더 컸...

"......아기씨?" 잠겼지만 여전히 예쁜 목소리가 날 불렀다. 홀린 듯 너스콜 버튼에서 손을 내리고는 아주 천천히 쥰 군에게 다가가 손을 뻗었다. 등 뒤에서 희미하게 달음박질 소리가 들렸으나 개의치 않았다. 손이 쥰 군의 뺨에 닿기 직전 꿈에서 처럼 손이 통과할까봐 멈칫했다. 그때 쥰 군이 내 손을 이끌어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대어주었다. 코끝이 알싸해졌...

날카로운 바람에 눈을 뜨자 잊을 수 없는 풍경이 보였다. 레이메이 학원의 뒷뜰, 그 애와 처음 대화했던 장소다. 체육복을 입은 쥰 군이 보였다. 그때와 같이 지금보다 조금 작아 귀여웠다. "쥰 군..." 나직하게 이름을 부르자 쥰 군이 뒤를 돌아 나를마주보았다. "아기씨." 그러나 눈빛은 그때와 달랐다. 과거에는 상처와 경계심이 가득했다면 지금은 체념과 희...

... 울리는 진동 소리에 눈을 떴다. 어제와 달리 텅 빈 품이 아쉬웠다. 머리 맡에 메리가 꼬리를 살랑거리며 내려다 보고 있었다.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나 보네. 성실한 것이 그 애의 장점 중 하나라지만 이럴 땐 조금 답답했다. '이럴 때는 늦잠도 자고 그러는 게 좋은데 융통성 없긴!' 주인님이 어리광을 받아주려 했건만! 상시대기중인데! 그리 생각하며...

[사자나미 쥰, 인성 ㄹㅈㄷ] [이럴거면 집에 가라;;] [쥰에게 팬이란?] [업계 관계자에게 들어보는 그의 사생활] 언제부터인가 쥰 군을 음해하는 영상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영상에는 예능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태도가 불손하다는 주장이나 사람을 출연시켜 그의 과거가 깨끗하지 않다고 말하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영상의 만듦새 자체가 허접하고 이런 것에 일일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