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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ngzi.bsky.social
주로 청백💙🤍을 합니다. 어쩌다 다른 것도 합니다.
가끔 글을 써옵니다.
포타 : https://www.postype.com/@gong-zi
무표정했을 때도 날카롭다 생각되던 눈매가 더욱 가늘어지니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포식자의 눈과 같아졌음. 그리고 그 눈을 순간 마주하게된 진동룡은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음.
여기서 한마디라도 잘못 말했다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로 한순간에 변해버렸으니까.
November 20, 2024 at 3:44 PM
이곳에 데려와 쉬게 만들어준 것부터가 호의에서 비롯된 행동일지도 모를 일이었지. 하지만 그의 외관이나 그의 분위기가 그런 호의를 제대로 알아차리기 어렵게 만들었음. 더군다나 사람이 아니니까.
아무튼 진동룡은 그의 호의를 느끼며 조금은 괜찮다는 마음이 들었음.

- 여긴 어디죠?

그렇게 그와 만나고서 진동룡은 처음으로 말을 걸 수 있었음. 저보다 몇 배는 더 커다랗고 인간과 확연히 다른 그의 모습때문에 완전히 안도할 수는 없을 지라도.

- 이렇게 되어버리고선 처음이라 그런가 ......아니면 기억을 못하는 건가?
November 20, 2024 at 3:43 PM
- 괜찮아?

그의 목소리의 신비에 정신이 팔린 진동룡에게 다시금 목소리가 와닿았음. 진동룡의 상태를 살피려는 듯 머리나 팔을 매만지는 손길도 덤으로.
진동룡은 그 손길을 느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음. 그 끄덕임에 만족한 것인지 살며시 입가에 미소를 지었음. 그리곤 그는 곧 진동룡을 중심으로 똬리를 틀었음. 진동룡이 앉아있는 이불 위로 제 몸이 들어가지 않게, 진동룡이 불편하지 않게, 마치 진동룡을 외부로부터 보호하듯이.
진동룡은 그제야 그를 보며 그가 자신에게 매우 호의적이란 사실을 알았음. 사실 자신을 구해주고
November 20, 2024 at 3:43 PM
어울리지 않는 향이었지. 진동룡은 문득 그 꽃향만은 어디에선가 맡아본 것같았음. 그 향에서 자신도 모르게 익숙한 따스함이 느껴졌으니까.
하지만 왜 그러한 느낌을 받았는지 진동룡은 이해할 수 없었음. 왜냐하면 자신은 이 존재를 이번에 처음 본 거였으니까

- 다친 곳은?

그의 입에서 난 소리는 마치 무언가 심하게 긁히는 소리와 같았음. 어떻게 저 소리가 하나의 단어를,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지. 진동룡은 저 목소리의 말을 이해할 수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고 느꼈음.
November 20, 2024 at 3:42 PM
그저 조용히 그의 품에 안겨있었음. 그가 진동룡을 다시 따스함이 가득한 이불 위로 데려다줄 때까지.
진동룡은 그가 조심히 내려둔 이불에 앉아선 그를 올려다 보았음. 그의 품에 안겼을 때 그의 몸에선 오래된 절간의 향과 무언가 비릿한 향이 났음. 절간의 향은 고풍스러워 보일 수 있었지만 비릿한 향은 혈향 특유의 느낌이 나기도 했으나 무언가 썩어버린 것과 같은 향이 나서 그리 좋다 할 수는 없었지. 하지만 그 사이로 아주 옅게. 그러니까 아주 자세히 맡지 않으면 눈치 채기 어려운 꽃향이 났음. 그와 어울리는 듯하면서도 그렇게
November 20, 2024 at 3:42 PM
진동룡은 그것을 보며 공포감을 가졌음.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진동룡은 지금 이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었으니까. 그런 진동룡을 보고 있던 존재는 진동룡에게 다가오더니 천천히 상체를 숙였음. 그 커다란 몸을 어찌도 그리 조심히, 그리고 조용히 움직이는지 마치 진동룡이 겁을 먹지 않길 바라는 것과 같았음. 그리고 진동룡의 다리 밑으로 팔이 들어오더니 한순간에 들어올렸음.
진동룡은 그 움직임에 순간 몸을 굳혔고 그는 그런 진동룡을 안은 팔로 토닥거렸음. 긴장을 풀라는 듯이. 진동룡은 그에게서 차마 벗어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November 20, 2024 at 3:41 PM
사람의 것이 아니었음. 사람과 같은 발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뱀의 꼬리와 같은 것이 자리해 있었음. 그 무엇과도 섞일 수 없을 것만 같은 새카만 비늘이 덮인 꼬리가.
November 19, 2024 at 2:32 PM
동룡이가 주저앉아 갑작스럽게 찾아온 고통을 호소하고 있을 때 진동룡이 열었던 문이 더 열리더니 아까 전 그 존재가 진동룡 앞에 서 있었음.
진동룡은 눈 앞에 있는 존재를 천천히 올려다보며 그를, 그것을, 이제야 제대로 보았음. 상체는 사람의 것이지만 머리엔 사람이라면 있을 리가 없는 붉은 뿔이 두 개 나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처참히 부서져 있었음. 피부엔 드문드문 썩어버린 듯한 뱀의 것과 비슷한 비늘이 나있었고 한 팔은 잃은 것인지 존재하지 않은 채 남은 한 팔의 손톱이 짐승의 것과 같이 길게 나있었지. 그리고 하체는
November 19, 2024 at 2:32 PM
동룡이는 자신이 뭘 잘못 보고 있는 건가 싶어서 놀라서 몸을 확 일으켜서 주변을 확인하는데,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을 정도로 낡은 방 안이었음. 대신 동룡이가 누워있던 이불과 베개만이 햇빛내음이 가득할 뿐이었지. 동룡은 그 이불을 조심스럽게 치우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음. 자신을 구해준 존재에 대해서는 고맙긴 하지만 그래도 정상적이지 않은 존재임을 아니까 얼른 도망치던가 해야 자기 목숨이 위험하지 않을 것만 같았으니까. 그렇게 동룡이가 문을 열고 방밖으로 나서려했지만 무언가에 가로막힌 것처럼 부딪혀서 엉덩방아를 찧어버렸음.
November 19, 2024 at 2:32 PM
하지만 동룡이는 그 말에 차마 답을 하지 못함.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상한 것에게 쫓겨서 목숨 걸고 도망쳤던 상황이었고 그러다가 정말 죽을뻔한 걸 간신히 사나 싶었더니 자신을 도와준 존재가 누가 봐도 나 건들면 뒤진다. 이런 포스를 풍기면서 본인을 알고 있다는 듯이, 뭔가 모종의 약속이 있었던 사람처럼 말하는 것이 너무 두려웠던 동룡이.
결국 짧은 시간 안에 이런 복합적인 상황이 한 번에 일어났음을 견디지 못한 동룡의 몸과 머리는 결국 파업 선언을 하면서 기절하게 됨.
그리고 동룡이가 깨어나서 본 건 낡은 천장.
November 19, 2024 at 2:32 PM
흙투성이의 동룡이를 한팔로 손쉽게 안아들고는 이제야 자신을 찾아와준 거냐고 말함.
November 19, 2024 at 1:48 PM
가족들 일 때문에 동룡이가 멀리 이사를 가게되었고 그때의 기억은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그런 추억으로 남게 되었을 때, 우연히 놀러간 지역에서 불길한 기운의 무언가와 마주한 동룡이.
순간의 직감으로 저것에게 잡히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도망치던 중에 역시나 발에 무언가가 걸려 넘어지게 되면서 그 불길한 기운의 무언가에게 잡히기 직전일 때, 그런 동룡이 앞에 나타난 비늘은 썩어버린듯 너덜너덜하고 피투성이에 팔한짝이 없고 엉망진창으로 거짓으로라도 보기 좋다고 절대 말할 수 없는 존재가 나타나 동룡이를 쫓아오던 것을 단번에 없애고는
November 19, 2024 at 1:48 PM
가끔 삐끗하는 경우가 있었으면.
November 17, 2024 at 4:08 PM
숏컷을 봐서 좀 어색해서 그런 거 뿐이라고 말하곤 같이 잠드는 청명이랑 백천.
November 17, 2024 at 3:55 PM
머리카락 도대체 어따 팔아먹은 거냐고 승질 부리기 시작하면 하하하 어색하게 웃던 백천. 평소 머리 기부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오늘 길거리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의 실수로 제 머리카락에 액괴 묻어서 그냥 깔끔하게 머리카락 자르고 왔다고 얘기하니까 청명이 차마 할 말이 없어짐.
그리고 둘이 여차저차 밥먹고 씻고 같은 침대에서 잠들 때 청명이가 백천의짧아진 뒷머리카락 계속 매만지면 자기 그렇게 안 어울리냐고 힘내서 빠르게 길러보겠다는 백천 말에 뽀뽀해주면서 잘 어울리는데 맨날 긴 머리만 보다가 처음으로
November 17, 2024 at 3:55 PM
인어나 인간들 통틀어서도 제일 출중하여 그냥 관상용으로 키울까 하고는 욕조에 팔 걸터앉고는 소금기 가득한 물에 손장난하며 아직 깨어나지 않은 백천이 깨어나길 기다리는 청명이.
November 16, 2024 at 3:46 PM
그래서 백천이 접문 하다가 청명이가 점점 흥분하기 시작하면 얼굴이나 손 만지거나 쓰다듬거나 얽히면 좋겠다. 얘가 자기때문에 얼마나 흐트러지는지 알고 싶어서. 그리고 그런 백천의 손길 조차도 너무 큰 자극으로 다가와서 미치겠는 청명이.
November 16, 2024 at 3:16 PM
꾼것인가 하고서 헐레벌떡 일어나 황급히 방 밖으로 나가서 백천 찾음.
그러면 이왕 일찍 일어난 걈 오랜만에 아침 조깅 다녀온 백천 샤워했는지 수건으로 머리 물기 닦으면서 나오고 있는 백천 보곤 조용히 다가가서 백천 껴안고 있는 청명. 백천이 뭐라 말을 걸어도 못들었는지 뭔지 답도 없어서 백천도 결국엔 말 거는 거 포기하고 밥이나 먹자하고 청명이 뒤에 매달린 거 그냥 납두곤 밥 차리기 시작하는 백천.
November 16, 2024 at 6:44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