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는 꼭 이겨야만 하는 스포츠도 좋아한다. 거기에서 오는 몰입감과 희열과 슬픔이나 분노까지도 모두 사랑하는 순간들이다. 하지만 이런 친선경기도 앞으로 더 했으면 좋겠다. 근원은 결국 즐거움이었다.

신인급 선수들이 나와서 기대 이상의 기량을 펼치는 것도 너무 좋았고, 짜임새 있는 구성도 너무 좋았다. 뫄뫄도 우리팀이고, 솨솨도 우리팀인데, 이제 경기 성적과 무관하게 모두가 우리팀인 국대를 즐기기만 하면 되는. 선수들도 메이저 선수들 만나서 흥분되고 설레는 한편 더 집중하는 게 보였다.

며칠 전엔 그래도 헤맨 끝에 간신히 쉴 곳을 찾았었는데, 어제는 끝내 어디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낯선 도시 낯선 골목. 어두운 산길 보이지 않는 불빛. 걷고 걸어도 아무리 뛰어도 닿을 수 없던 목적지. 숨차오르는 불안감과 공포 같은 것들. 내 마음은 참 정직하지, 어떤 징조는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