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꿈이 시작된 현장에서, 누군가는 끝나지 않는 악몽을 겪었다. 단역 배우 자매의 삶에 드리운 긴 그림자, 감당할 수 없는 고통과 억울함의 시간은 KBS2 ‘스모킹 건’을 통해 다시 조명된다. 프로그램은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현실의 폭력성과 외로운 사투의 흔적을 카메라에 담으며, 그 사이사이 남겨진 가족의 상실감과 사회의 침묵을 응시한다. 꿈을 안고 대학원에 다녔던 큰딸은 어느 날부터 행동이 달라졌고, 반복되는 이상 행동 뒤엔 예상치 못한 진실이 숨어 있었다.   어머니는 오랫동안 입을 굳게 다물었던 딸이 병실에서 어렵게 꺼내 놓은 비밀을 전한다. 드라마 보조 출연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가해졌던 성폭력과 폭력, 그리고 함께한 자매의 상처는 무엇으로도 설명될 수 없는 지옥이었다. 출연진 안현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고, “실제로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고 탄식한다. 이지혜 역시 "어머니의 고통을 감히 짐작할 수 없다"며, 사망 이후 21년이 지나도록 가족들이 싸우고 있다는 사실에 끝내 눈물을 쏟아낸다.   "죽음의 아르바이트"…스모킹건 안현모·이지혜, 단역배우 자매 사건→가슴 먹먹한 진실 추적 / KBS 무엇보다 이번 에피소드에선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랜 시간 1인 시위로 싸워온 어머니가 직접 카메라 앞에 섰다. 현장의 고통과 사랑, 그리고 법정 밖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가족의 싸움은 시청자에게 묵묵히 질문을 던진다. 정연경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피해자가 반복된 고통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를 정신 건강의 관점으로 분석한다.   한 사람의 삶이 간직한 슬픔, 수십 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는 싸움, 그리고 그 시간 끝에서 다시 묻는 사회의 책임. 유가족에게 결코 끝날 수 없는 '단역 배우 자매 사건'은 KBS2 ‘스모킹 건’ 7월 22일 화요일 밤 9시 45분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단역 배우 아르바이트하던 여성을 단역 반장 남성 4명이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사건 피해자가 지난 2009년 세상을 떠난 뒤 피해자의 어머니가 최근까지도 여러 소송에서 패소하며 고통받고 있는 근황이 공개됐다. 30일 헤럴드경제 단독 보도에 따르면 단역배우 자매 사건으로 두 딸을 보낸 어머니는 최근 오히려 가해자들에게 300~1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2 ‘제보자들’ 단역배우 자매 사건은 2004년 8월부터 11월까지 단역 아르바이트하던 여성 A씨를 단역 반장 등 남성 4명이 성폭행하고 8명이 강제 추행한 사건이다.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도 불린다. 이후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A씨를 2차 가해했다. 이를 견디지 못한 A씨는 결국 고소를 취하했다.  A씨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사망했다. A씨가 사망하자 그에게 단역 배우 일자리를 소개해준 여동생도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라는 유서와 함께 6일 뒤 같은 방법으로 숨졌다. 두 딸이 연이어 사망하자 충격을 받은 부친은 그해 11월 뇌출혈로 사망했다. 가해자들은 고소 취하로 어떤 처벌도 받지 않은 상황이다. 뒤늦게 어머니가 2014년 가해자들에게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였다. 홀로 남은 어머니는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지만, 가해자들로부터 고소당했다.  30일 가해자 중 한 명이 어머니를 상대로 1억 원을 청구한 결과, 일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졌다. 1심을 맡은 서울서부지법 11민사부(부장 구광현)는 최근 어머니가 가해자에게 1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또 어머니에게 더 이상 인터넷 등에 가해자를 특정한 글을 올리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1회당 1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도 “어머니의 두 딸이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성폭력 피해, 2차 가해로 정신적 고통을 받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안타까운 사정이 존재하긴 한다. 피해자가 성폭행 및 성추행 등을 당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1심은 장씨가 가해자의 회사 앞에서 가해자를 특정해 시위를 한 점과 비슷한 내용의 동영상을 반복해 인터넷에 올린 점을 문제 삼았다. 1심은 “이 과정에서 어머니가 실명을 직접 거론하거나, 사실상 특정이 가능하게 해 사회적 평판을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라며 판시했다. 이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어머니가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어머니는 다른 가해자 3명에게도 명예훼손 혐의로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해당 소송은 어머니가 패소한 것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들에게 1인당 300~500만 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이 1ㆍ2심에 이어 대법원을 거쳐 확정됐다. 이로써 가해자들은 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워졌다. 두 딸과 남편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어머니만 패소를 반복하고 있다. 현재도 피해자의 어머니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해자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며 처벌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