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공허와 두려움이다. 무학산을 올랐다 다시 돌아오지 못한 한 사람, 평온했던 일상이 경찰의 핸드폰 한 통으로 뒤집힌다. KBS2 ‘스모킹 건’은 2014년 10월 발생한 무학산 살인 사건이 수개월에 걸친 미궁 끝에 마침내 진실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증거 하나 없이 압박된 용의자와 끝내 놓치지 않은 수사진의 집념, 남겨진 물건들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까지, 카메라는 사건의 단단한 벽을 들여다본다. 산을 올랐다 변을 당한 피해자는 오랜 암 투병 끝에 건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설명할 길 없는 죽음이었다. 남편의 다급한 신고로 세상에 드러난 비극, 그러나 경찰과 과학수사팀은 오랜 시간 단 한 번도 결정적 단서에 다가서지 못했다.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된 약초꾼 김 씨 또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고, 무수한 조사가 이어질수록 사건의 실타래는 더 복잡해졌다. 삶과 죽음, 의심과 억울함의 경계에서 유가족과 마을 사람들 역시 애타는 나날을 버텨야 했다. “장갑에 남은 단서”…‘스모킹 건’ 안희준, 무학산 살인사건 집념 수사→진실 밝히다 / KBS 그러나 수사팀은 인내를 놓지 않았다. 안희준 변호사(당시 검사)는 피해자 유품에 남은 흔적에서 또 한 번 희망을 발견하기로 한다. 이미 감정이 두 차례 이뤄졌으나 빈손이었던 DNA에 대한 재감정이 시작되는 순간, 작은 조각이 이내 커다란 실마리가 돼 다시 살아난다. 법과학연구소 이승환 소장 역시 긴장 속에서 극적인 결정타가 발견된 당시를 증언하며, 진실을 향한 과학적 접근이 어떤 순간 희망으로 바뀌는지 생생하게 전달한다. 방송 현장에선 패널 안현모가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피해자가 다잉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고, 이지혜 또한 “아무도 예상 못했던 용의자였는데 포기하지 않고 밝혀낸 수사진의 노력이 대단하다”며 감탄을 전했다. 미궁에 빠졌던 188일의 시간, 방심할 수 없었던 한 사건의 기록은 자료, 인터뷰, 현장 재구성을 오가며 신중하게 이어진다. 희망이 사라진 자리에 마지막 실마리가 피어난 순간, 진실은 결국 고요한 ‘장갑’ 위에 남아 있었다. 카메라는 사건 해결에 집착한 이들의 목소리를 담으며, 억울한 죽음이 방치되지 않도록 멈추지 않은 노력을 굵은 선으로 기록한다. '스모킹 건' 무학산 살인 사건 편은 8월 19일 화요일 밤 9시 50분, KBS2에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