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침묵이 경기장을 감쌌다. 거장의 시선조차 대세를 돌릴 수 없었다는 사실에 팬들 사이에서는 아쉬움과 씁쓸함이 교차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레스터 시티가 결국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과의 결별을 택했다. 레스터 구단은 27일 현지시간, “1군 사령탑 판니스텔로이와의 계약을 즉시 해지하기로 상호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구단 측이 전격적으로 공표한 것으로, 판니스텔로이 감독의 계약 기간은 원래 2027년 6월까지였다. “강등 여파 사임”…판니스텔로이, 레스터 부진→감독직 사퇴 / 연합뉴스 판니스텔로이는 지난해 11월 부진에 빠진 레스터 시티를 구원할 인물로 감독직을 맡았다. 그러나 시즌 내내 흐름은 좀처럼 반전되지 않았다.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27경기에서 단 5승(3무 19패)만을 기록하며 팀을 강등권에서 끌어올리지 못했다. 레스터는 시즌 막판 5경기를 남겨놓고 결국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레스터는 18위(승점 25·6승 7무 25패)로 2023-2024시즌을 마쳤다. 이에 따라 판니스텔로이 감독과 레스터의 결별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판니스텔로이는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70경기 35골을 터트리며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선수 시절에는 PSV 에인트호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말라가, 함부르크 등 유럽 강호에서 활약하며 한국의 박지성, 손흥민과도 동료로 인연을 맺었다. 감독 경력으로는 네덜란드 대표팀 코치, 에인트호번 감독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여름에는 맨유 코치진에 합류하기도 했다. 팬들은 판니스텔로이의 용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레스터 팬은 “네덜란드의 전설이 우리 팀을 구하러 왔지만 시간과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레스터 구단은 “프리시즌 준비는 30일 시작될 예정이며, 새 감독 선임 시까지 1군 코치진이 팀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새 감독 임명과 함께 레스터의 재도약 시나리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