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조
banner
dailysijo.bsky.social
일일시조
@dailysijo.bsky.social
어제 온 각설이가 오늘도 돌아왔소/오늘도 시조 읊고 내일도 읊는다오/날마다 올라올 시조 매일매일 봐주소//코웃음 한 번 치고 유쾌히 넘길 시도/가끔은 쌉쌀하고 웃기엔 떫은 시도/모두 다 여기 있으니 때가 되면 봐주소
빗줄기 투둑투둑 낙엽잎 두들기고
아스팔트 질주하는 불빛 아래 깔린 잎은
찢겨져 눈물 흘리며 하수구를 덮었다
― F63. 범람하는 추정
#시
#시조
November 10, 2025 at 12:45 PM
식어 버린 잎새 아래 누런 열매 하나
누군가 밟았는지 주변에 화를 푸네
때린 놈 따로 있건만 날 가을로 때리네
― F65. 가을로 뺨을 맞고
#시
#시조
November 9, 2025 at 12:45 PM
붕어에게 기둥 주면 웅덩이가 호수 되고
생쥐에게 바퀴 주면 창살 우리 들판 되고
나에게 핸드폰 주면 좁은 방이 영원하고
― D61. 속이기
#시
#시조
November 8, 2025 at 12:45 PM
옆으로 돌아누움 쿵쿵대는 심장박동
윗팔과 가슴 사이 숨막히게 낑겨버려
나를 좀 살려달라고 감방 벽을 울려대
― D52. 두근두근
#시
#시조
November 7, 2025 at 12:45 PM
거센 물살 휩쓸었나 내 시간은 어디 있나
앞뒤로 고민해도 행방은 묘연하고
남은 건 온몸을 감싼 소금물과 짠내뿐
― B49. 벌써 시간이 이렇게
#시
#시조
November 6, 2025 at 12:45 PM
온 몸이 후끈후끈 이불 속이 달아올라
들온 것은 냉기인데 더운 것은 뭔 이친가
시원타 무시했다가 다음날에 당했어
― A45. 거꾸로 갚아주는
#시
#시조
November 5, 2025 at 12:45 PM
마음이 이 마음이 하늘에 안 닿아도
신께서 저 신께서 못 들을 리 있겠나요
읽씹은 나쁘다는 것을 위에 살면 모르나요
― E40. 읽씹은 나빠요
#시
#시조
November 4, 2025 at 12:45 PM
생각을 해봤는데, 난 생각이 너무 많아.
어저께 생각하다 이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생각 해볼수록 괜찮다고 생각해.
― E42. 너도 그렇게 생각해?
#시
#시조
November 3, 2025 at 12:45 PM
아무리 피해봐도 지겹게 따라붙는
끈질기게 따돌려도 어느새 찾아내는
눈 시린 빛 덩어리가 다시 한 번 나타났어
― F70. 일출
#시
#시조
November 2, 2025 at 12:45 PM
한 걸음씩 내딛으면 어느새 목적지야
매일 본 가는 길은 뇌리에서 지워졌고
오로지 시작과 끝만 있는 매 하루를 반복해
― D53. 알파와 오메가만
#시
#시조
November 1, 2025 at 12:45 PM
반짝이는 도시의 밤 시간 흘러 자정 넘음
하나둘 끊긴 버스 적막한 차도 보도
간판만 화려한 빛 뿌리고 눈과 귀가 갈라서
― F74. 눈만 시끄러운
#시
#시조
October 31, 2025 at 12:45 PM
그럴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 이런 걸까
조심성이 떨어졌나 조절에 실패했나
어떻게 못 주워담을까 어떡하면 잊을까
― B55. 무심코
#시
#시조
October 30, 2025 at 12:45 PM
철퍽 하고 으깨지는 점박이 낙엽잎이
내 발을 꼬옥 잡고 함께 내딛었고
미끄덩 하늘이 땅이 되어 꼬리뼈가 땅 만났네
― A23. 이른 가을부터
#시
#시조
October 29, 2025 at 12:45 PM
조정으로 출근하려 부대끼는 백관들은
검은 홀을 꽉 쥔 채로 고개 숙여 예를 다해
앞뒤로 줄지어 서서 정연하게 조례해
― E35. 예나 지금이나
#시
#시조
October 28, 2025 at 12:45 PM
끝났다 생각하고 잠에 져버렸어
일어나 정신차림 멀어진 도착점뿐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군말 없이 시작해
― E28. 끝은 오지 않아
#시
#시조
October 27, 2025 at 12:45 PM
빽빽하게 들어차서 숙주인지 사람인지
네가 뱉은 숨의 거품 내가 금새 주워섬겨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한 거품 속 정어리야
― B42. 너인가 나인가 너인가
#시
#시조
October 26, 2025 at 12:45 PM
반갑게 인사하는 지친 기사님과
가볍게 목례하는 바쁜 탑승객과
그 모습 멍하니 보는 무념무상 내가 있다
― D59. 승차입니다
#시
#시조
October 25, 2025 at 12:45 PM
속절없이 지나가는 무의미한 순간들에
어떻게든 색을 담아 두 눈으로 붙잡아도
결국엔 시야를 벗어나 과거되어 흑백돼
― B54. 최고의 표백제
#시
#시조
October 24, 2025 at 12:45 PM
낙엽처럼 떨어지며 그것은 내려왔다
반투명한 살갗 한 잎 어느새 불어나서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집어삼켜 버렸다
― F75. 낙엽처럼 떨어진 것
#시
#시조
October 23, 2025 at 12:45 PM
머리가 허한 건지 두둥실 뜬 기분에
남 몰래 벽을 잡고 공중을 기어다녀
비운 것 하나 없는데도 뭘 원해서 이러는지
― C47. 부족함 없이 해주지 못했나
#시
#시조
October 22, 2025 at 12:45 PM
평소같이 바닥 보고 생각없이 길을 걷다
돌연 눈에 든 건 내 앞 사람 신은 신발
어머나 신기하기도 하지 내 신발과 똑같네
― F60. 내려봐야 보이는 것
#시
#시조
October 21, 2025 at 12:45 PM
저까지만 달려보자 목표를 정했지만
뛰다가 달리다가 걷다가 기어가도
아직도 저만치 남아있어 무엇 하러 정했나
― D46. 욕심이 너무 했네
#시
#시조
October 20, 2025 at 12:45 PM
문듯 어릴 때 본 한 공사가 떠올랐다
‘공사란 건 영원한가’ 생각 들게 느렸었다
10년이 평생이었던 그 시절은 빨랐다
― B44. 이제는 나도 느려졌어
#시
#시조
October 19, 2025 at 12:45 PM
온몸이 시린 것이 겨울인가 감기인가
근육이 저려오고 힘이 절로 쑥 빠지고
뱃속이 메쓱거리는 게 신물 잔뜩 올라오고
― C33. 겨울 몸살
#시
#시조
October 18, 2025 at 12:45 PM
무심하게 창밖 보면 스쳐가는 사람사람
모두들 무얼 할까 어디로 가는 걸까
버스에 온 몸을 기대고 기운 없이 실려가
― D54. 실려 가다
#시
#시조
October 17, 2025 at 12:45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