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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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시조
@dailysijo.bsky.social
어제 온 각설이가 오늘도 돌아왔소/오늘도 시조 읊고 내일도 읊는다오/날마다 올라올 시조 매일매일 봐주소//코웃음 한 번 치고 유쾌히 넘길 시도/가끔은 쌉쌀하고 웃기엔 떫은 시도/모두 다 여기 있으니 때가 되면 봐주소
또옥똑 따라하듯 떨어지는 물방울은
위아래 시차 따라 떠들면서 떨어지고
따진 듯 몰아붙이는 한 목소리 똑같네
― F68. 또 다시 또 다시
#시
#시조
November 19, 2025 at 12:45 PM
높이 뜬 저 보름달 부끄럽나 구름 쥐고
움켜 잡은 먹구름서 빗줄기 흘러 내려
밝은 빛 구름을 뚫고 빛줄기가 같이 오네
― F62. 돌아가는 길
#시
#시조
November 18, 2025 at 12:45 PM
어쩌다가 기회가 돼 배 터지게 욱여넣고
덜컹이는 버스에서 담아두려 고생하고
마침내 집에 도착하자마자 체를 해서 다 토해
― B52. 아이고 부질없다
#시
#시조
November 17, 2025 at 12:45 PM
네 시간 여덟 시간 하염없이 꼬옥 쥐고
머리를 비워내며 공 사상을 욕 보이는
두 손이 너무 미워서 거치대를 사버렸어
― E38. 이젠 아프지 말라고 그래
#시
#시조
November 16, 2025 at 12:45 PM
고작 3분 가는 싸구려 모래시계
분홍색 가짜 모래가 조소를 스스로 해
다양한 기울기 따라 삼수갑산 그려내네
― A46. 값싼 요지경
#시
#시조
November 15, 2025 at 12:45 PM
사이다 큰 페트병 보닛 위에 서있는데
가만히 서있어도 위태로워 보이는 걸
그래도 보이는 건 저래도 제자리서 버티겠지?
― E14. 믿고 있다고?
#시
#시조
November 14, 2025 at 12:45 PM
탁한 비가 자욱해서 잿빛으로 하늘 가려
붉은 해는 노을 잊고 서둘러 퇴근했나
오로지 무채색의 하늘만 단풍잎을 비춘다
― F67. 흐린 날의 미학
#시
#시조
November 13, 2025 at 12:45 PM
두 손으로 변기 잡고 사정없이 토한 다음
입가를 또 눈가를 물로 닦아 훔쳐봐도
여전히 남아있는 이물감에 헛구역질 자꾸 나와
― C42. 다 해버렸지만
#시
#시조
November 12, 2025 at 12:45 PM
구겨진 허리 피면 우드득 소리 나고
손목도 발목도 다 성한 관절 하나 없어
뿌드득 아무리 펼쳐도 날개 하나 안 돋아
― B51. 그렇게 노력했지만
#시
#시조
November 11, 2025 at 12:45 PM
빗줄기 투둑투둑 낙엽잎 두들기고
아스팔트 질주하는 불빛 아래 깔린 잎은
찢겨져 눈물 흘리며 하수구를 덮었다
― F63. 범람하는 추정
#시
#시조
November 10, 2025 at 12:45 PM
식어 버린 잎새 아래 누런 열매 하나
누군가 밟았는지 주변에 화를 푸네
때린 놈 따로 있건만 날 가을로 때리네
― F65. 가을로 뺨을 맞고
#시
#시조
November 9, 2025 at 12:45 PM
붕어에게 기둥 주면 웅덩이가 호수 되고
생쥐에게 바퀴 주면 창살 우리 들판 되고
나에게 핸드폰 주면 좁은 방이 영원하고
― D61. 속이기
#시
#시조
November 8, 2025 at 12:45 PM
옆으로 돌아누움 쿵쿵대는 심장박동
윗팔과 가슴 사이 숨막히게 낑겨버려
나를 좀 살려달라고 감방 벽을 울려대
― D52. 두근두근
#시
#시조
November 7, 2025 at 12:45 PM
거센 물살 휩쓸었나 내 시간은 어디 있나
앞뒤로 고민해도 행방은 묘연하고
남은 건 온몸을 감싼 소금물과 짠내뿐
― B49. 벌써 시간이 이렇게
#시
#시조
November 6, 2025 at 12:45 PM
온 몸이 후끈후끈 이불 속이 달아올라
들온 것은 냉기인데 더운 것은 뭔 이친가
시원타 무시했다가 다음날에 당했어
― A45. 거꾸로 갚아주는
#시
#시조
November 5, 2025 at 12:45 PM
마음이 이 마음이 하늘에 안 닿아도
신께서 저 신께서 못 들을 리 있겠나요
읽씹은 나쁘다는 것을 위에 살면 모르나요
― E40. 읽씹은 나빠요
#시
#시조
November 4, 2025 at 12:45 PM
생각을 해봤는데, 난 생각이 너무 많아.
어저께 생각하다 이 생각이 들더라고
그런데 생각 해볼수록 괜찮다고 생각해.
― E42. 너도 그렇게 생각해?
#시
#시조
November 3, 2025 at 12:45 PM
아무리 피해봐도 지겹게 따라붙는
끈질기게 따돌려도 어느새 찾아내는
눈 시린 빛 덩어리가 다시 한 번 나타났어
― F70. 일출
#시
#시조
November 2, 2025 at 12:45 PM
한 걸음씩 내딛으면 어느새 목적지야
매일 본 가는 길은 뇌리에서 지워졌고
오로지 시작과 끝만 있는 매 하루를 반복해
― D53. 알파와 오메가만
#시
#시조
November 1, 2025 at 12:45 PM
반짝이는 도시의 밤 시간 흘러 자정 넘음
하나둘 끊긴 버스 적막한 차도 보도
간판만 화려한 빛 뿌리고 눈과 귀가 갈라서
― F74. 눈만 시끄러운
#시
#시조
October 31, 2025 at 12:45 PM
그럴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 이런 걸까
조심성이 떨어졌나 조절에 실패했나
어떻게 못 주워담을까 어떡하면 잊을까
― B55. 무심코
#시
#시조
October 30, 2025 at 12:45 PM
철퍽 하고 으깨지는 점박이 낙엽잎이
내 발을 꼬옥 잡고 함께 내딛었고
미끄덩 하늘이 땅이 되어 꼬리뼈가 땅 만났네
― A23. 이른 가을부터
#시
#시조
October 29, 2025 at 12:45 PM
조정으로 출근하려 부대끼는 백관들은
검은 홀을 꽉 쥔 채로 고개 숙여 예를 다해
앞뒤로 줄지어 서서 정연하게 조례해
― E35. 예나 지금이나
#시
#시조
October 28, 2025 at 12:45 PM
끝났다 생각하고 잠에 져버렸어
일어나 정신차림 멀어진 도착점뿐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군말 없이 시작해
― E28. 끝은 오지 않아
#시
#시조
October 27, 2025 at 12:45 PM
빽빽하게 들어차서 숙주인지 사람인지
네가 뱉은 숨의 거품 내가 금새 주워섬겨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한 거품 속 정어리야
― B42. 너인가 나인가 너인가
#시
#시조
October 26, 2025 at 12:45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