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싫장
banner
jimija.bsky.social
원싫장
@jimija.bsky.social
실장 타이틀을 떼고 싶은 실장.
요건이 된다고 말씀하셔서 오열을 했었다.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아니 이 지경이 되도록 왜 몰랐지. 아니 어떻게 고양이는 이걸 참았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는데도 선생님은 쉽게 말씀을 못하셨다. 내가 준비가 덜 되었다는 말씀만 하셨다. 그래서 달리 여쭤봤다. 제가 지금 당장 결정을 하면, 섣부른 판단일까요?

답은 아니오.

그밤을 보내며 말해줬다. 끝까지 늠름했던 고양이에게 17년, 나의 청춘에 함께 해주어 고마웠다고. 힘든 순간마다 네가 있어 버틸 수 있었다고.
March 1, 2025 at 9:13 AM
살이 빠진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으니까.

만지지는 못했지만 안쓰럽긴 했는지 엄마도 조심스럽게 안락사를 말했다. 너무 아파서 누가 왔는지 알아보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살아있는 게 어떤 의미가 있겠니.

그날 밤, 오줌지린 자리를 옮기지 못해 다 젖어있는
고양이를 보며- 결심했다. 내 욕심이구나. 더 고통스럽기 전에 보내줘야겠구나.

정밀검사 때문에 처음 간 병원에서 의사는 상태를 설명해주며 아주 안 좋다고 했었다. 나는 그렇다고 안락사를 선택할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 물었는데
(먼저 보낸 둘째가 요독증으로 사망)
March 1, 2025 at 9:09 AM
병원에서 암인 걸 확인한 날부터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다. 그전날만해도 날 물어뜯던 애가 일어나질 못했다. 숨은 쉬는데 꼬리는 흔들어 보는데 화장실까지 가지를 못했다.

피하수액이며 비강튜브며 진통제패치까지, 혹시라도 남은 날동안 덜 아프고 덜 고생하길 바라며 뭐라도 해보려고 했지만 급속히 삶이 꺼져가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회사에 있는 중간, 엄마가 고양이를 보러 왔다. 팔팔할 땐 물 것만 같아 한번을 만져보지 못한 엄마. 기력없는 고양이라 괜찮으니 등을 쓸어줘도 된다고 해도 엄마는 그저 앞발만 쓸었다.
March 1, 2025 at 9:05 AM
술 마시게 되면 약은 먹지 말까요? 했더니 술까지 마시면서 약도 안 먹으면 증상이 더 나빠지겠죠. 이러는 거다. 그럼 간이 안 좋아지지 않냐고 하니까 간 생각하면 술을 안 마셔야지 약을 안 먹을 생각을 한대…
February 1, 2025 at 4:09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