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 묶음..

네가 그런다고 내가 바닥을 기겠니? (하.) 기분 나쁘지만 지난 10년간 날 지켜보면서 나에대해 어느정도는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여전히. 전혀 모르는구나, 너는. (조소를 날리더니 팔짱을 낀다. 네가 하는 말을 어디 한 번 들어보자는 양 굴더니) 그런 조건은 딱히 안 끌려. 난 그녀석들이 끔찍하게도 싫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죽여야겠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니까. 누구랑은 달리 말이야. (네 눈을 명확히 응시한다.) 대답을 회피하려는 날 설득해봐.

번번히 놀리기만 하는 사람의 말을 잘도 믿겠어요, 노아 아발론씨. (원한다면 맞춰줄 의향이 있다. 귀가 제법 솔깃해지는 제안이지만 들뜬 마음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아. 정말? 나 너무 ... ... ... 아. 그러니까.약속.. 인거지.('울렁' 칼, 붉음, 그리고 댕겅따위의 간단하지 않은 과정. 이 모든 것이 빠르게 번쩍이며 스치듯 지나간다. 속이 안 좋아.) 약속... 하자. 응... 지켜야 해. 어겨서는 안돼. (눈을 감으면 오히려 진해지는 잔상에 벗어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서. 잡힌 그대로 떨리는 엄지를 맞붙였다.)

(교무실 문 밑으로 편지를 넣고 급하게 기숙사로 향한다.)

(묘한 기대가 어린, 청소에 집중하는 건 확실히 아닌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