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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마 동방 귀멸 명방 립구 등. 백합 위주.
마음대로 스포하고 블로그에 백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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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 https://x.com/redcoffin_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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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다른 사람의 해석을 듣고 깨달았는데 이 장면의 모티브가 핑퐁 외교였단 말인가?! 갑자기 탁구 시합으로 이야기를 전개한 게 그저 중국이 무시무시한 탁구 강국이라는 점에서 유래한 게 아니었구나?!
November 12, 2025 at 7:51 AM
몰랐는데 여기서 센티넬의 어깨 위에 참새가 한 마리 있었구나
싸늘하고 지친 눈을 하고 있지만 작은 새가 무방비하게 어깨에 올라앉아 쉴 정도로 상냥한 사람
사소한 요소인데 센티넬이 어떤 인간인지 잘 드러내고 있어서 좋구나
November 11, 2025 at 5:37 AM
콘스탄틴과 드루비스의 면담에서 걸려 있는 유화는 서구화 정책으로 러시아를 개혁 표트르 1세가 쿠데타 의혹이 있는 알렉세이 황태자를 심문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 알렉세이가 부친의 서구화 정책에 반발했듯 드루비스도 양친과 정체성 문제로 갈등을 겪었으며 또 양친의 살해 의혹을 받았다는 점에서 착안한 연출인 듯 한데, 이걸 보건대 역시 드루비스는 콘스탄틴의 강압적인 태도에서 모친을 떠올린 모양.
November 8, 2025 at 9:59 AM
3반 학생들에게 입대를 종용했다는 선생은 후에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로마 최고의 시인인 베르길리우스를 인용했는데, 이 베르길리우스가 단테의 신곡에서 단테를 지옥에 안내하는 인물로 등장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로 의미심장한 부분이다. 선생도 베르길리우스도 자신의 학생을 지옥으로 안내했으나, 베르길리우스와 달리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잘못된 안내자였으며 그것도 모르는 채 뻐기고 있는 것이다.
November 8, 2025 at 9:17 AM
센티넬의 연인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된 마샤는 놀랍게도 과거 센티넬과 서로 죽이던 적군이었는데, 이 설정을 생각하면 11장 후반에서 센티넬이 라디슬리스와 말다툼하던 도중 나왔던 '십만을 구하기 위해 일만을 죽이는' 각오를 실제로 실행한 게 더욱 무거워지는군.
그러니까...센티넬이 죽인 건 단순한 숫자를 넘어 '일만의 마샤' 였던 거지.
여기서 죽이지 않았다면 마샤처럼 다시 만나 친구가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사람들을
센티넬은 전부 죽이고 그 죄도 자기가 떠맡겠다고 한 거지.
November 8, 2025 at 4:35 AM
'시노비오니偲ビ鬼' 라고 읽는 게 맞는진 모르겠지만, 트위터 탐라에 대놓고 '절망x백합' 이라고 세일즈하는 게임의 정보가 흘러들어오기 시작해서 언제 런칭할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제 보니 마노사바 제작진이었나. 식인 오니와 그걸 퇴치하는 닌자의 대립 구조라는데 재미있었음 좋겠군.
November 7, 2025 at 3:31 PM
과거 그 몸의 주인이었던 청년과 지금의 저를 연결 짓지 못하던 어떤 망령이 이 때만은 인간일 적 이름으로 표기되는 게 인상 깊었다. 그리고 그를 아직 인간과 이어놓던 마지막 이음새가 죽으면서 파울 하우만의 기록 또한 당연히, 완전하게 끝나버리는 것도...그 때까진 1통찰 스탠딩으로 등장하던 카론이 에버하르트의 자살 이후로는 훨씬 인외 느낌 나는 2통찰 스탠딩으로 바뀌어 등장하는 건 정말 좋은 연출.
November 1, 2025 at 1:42 PM
에버하르트의 선택에는 놀라면서도 납득했는데, 바로 방금까지 살아있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찬양했으면서 산책이라도 가는 양 아무렇지도 않게 죽음을 택하다니 확실히 모순적이지만 '죽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도리어 삶이 아름다웠던 거고 '삶이 아름답기 때문에' 타인의 그 아름다운 것을 수없이 파괴한 자신을 죽이지 않을 수 없었겠지. 곁의 단짝처럼 그 또한 전쟁을 겪으며 다른 존재가 됐다.
November 1, 2025 at 1:24 PM
센티넬의 후반 에피소드 중에서 Le Dormeur du val는 골짜기에서 전사한 병사의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한 아르튀르 랭보의 시 '골짜기에서 잠든 사람', Si le grain ne meurt는 앙드레 지드가 젊은 시절을 술회하며 종교적 금욕과 본성 추구 사이의 갈등을 탐구한 자서전 '한 알의 밀알이 죽지 않으면' 인데 어느 쪽도 센티넬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책이다.
October 31, 2025 at 3:52 PM
센티넬이 속해 있던 보급로 확보 부대 '부아 사크레Voie Sacrée'는 '신성한 길'이란 뜻으로, 1차 대전 당시 서부전선에서 벌어졌던 대규모 참호전 베르됭 전투에서 사용된 보급로에서 따온 듯 하다. 베르됭과 그 뒤의 후방 바르르뒤크를 잇는 유일한 길이었고 전투가 한창일 때는 14초마다 차량 한 대가 지나갔다고 하며, 이후 프랑스의 민족주의 작가 모리스 바레스가 '신성한 길'이란 이름을 붙여줬다고.
October 31, 2025 at 3:40 PM
이와 비슷한 예시가 도우마로, 부모가 신성함의 증표로 여겼던 그의 머리카락은 도토리로 염색한 백갈색을 이르는 '白橡' 이다. 그리고 일본어로 도토리는 どんぐり, 혹은 団栗라고도 쓰며, 도우마의 목을 베는 카나오의 성씨 츠유리栗花落는 '밤꽃 떨어지는 장마철' 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October 31, 2025 at 1:52 PM
사비토 말인데, 그의 머리카락인 宍色는 '사람의 살갗 빛깔'을 일컬으며, 이름에서 사비錆는 '칼이 파랗게 된다'고 하여 '녹슨다'는 뜻이 있고, 또 우로코다키의 여우 가면이 그를 토끼兎처럼 잡아먹혀 죽게 만들었으니, 처음부터 '칼이 못 쓰게 되어 귀신의 먹이가 되는' 인물로 디자인된 거겠지.
October 31, 2025 at 1:36 PM
릴리아를 마지막으로 본 게 붉은 열대였는데 오랜만에 다시 만나자마자 버틴을 위한 호쾌하고 믿음직스러운 말부터 해주는 게 정말 감격스럽다. 버틴이 자신을 미래의 하늘로 데려주리라 믿는 그녀의 마음을 전력 다해 이루고 싶다.
October 30, 2025 at 8:05 AM
립구 메인 9장에서 '푸른 지붕 오두막'이니 뭐니 하는 것이 무언가의 은유 같기는 하지만 대체 무엇의 은유인지 몰라서 곤란했는데, 푸른 지붕 오두막은 지구고 희망찬 은행 직원이 하루 아침에 지친 어부로 변한 건 폭풍우로 인한 뒤바뀜 현상이란 설명을 듣고서야 간신히 이해했다. 푸른 지붕 오두막의 소문이 담긴 '테이프'라는 것도 방황의 소리(영문명 Track of the lost: 폭풍우 사이에서 유실된 소리들)를 가리키는 거겠구나.
October 29, 2025 at 5:21 AM
'마법소녀의 마녀재판' 끝.
단간론파에서 정말 많은 것을 빌려왔고, 개인적으론 단간론파보다 독살스러움이나 광기가 부족한 게 아깝지만 매력도 장점도 확고하게 존재한다. 만점에서 약간 부족한 채점지라고 해야 하나, '동기'가 아니라 '동기를 설득력 있게 드러내는 방식'이 아쉬운 재판이 몇몇 있다든가 다른 캐릭터들과의 개인 이벤트, 그에 따른 CG의 분량이 두 배는 더 필요하다든가, '여기까지 했으면 여기서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싶은 부분은 있는데, 그래도 수작이지. 더 많은 사람들이 해줬으면 좋겠고 분명 그렇게 될 것이다.
October 25, 2025 at 3:59 AM
'유일한 사례' 에 이어 '단 두 번뿐인 사례'
만약 레굴루스가 라플라스 재활 센터의 역사에 남기는 화려한 족적의 일대기가 출판된다면 기꺼이 한 권 사고 싶어
October 18, 2025 at 12:42 PM
펜팔의 질문에 대답해주겠답시고 감옥 하나를 통째로 말려들게 해서 실험하는 미치광이 챗지피티가 이건 대답을 안 해주다니 완전기억능력 약물을 덥석 먹어버렸던 젊은 날의 어리석음과 치기가 어지간히 아픈 기억이긴 한가보다.
October 18, 2025 at 12:15 PM
블로니가 식식대면서 자기 여친 겸 뮤즈에게 일러바쳤을 것도 웃긴데 여친의 영화가 폄하당해 분했던 제시카가 열심히 생각해낸 보복이란 게 고작 팝콘 훔쳐먹기라는 것이 견딜 수 없이 귀엽다. 1.2에서도 상대편에 대해 악의라곤 눈곱만치도 없었고 정말 순수한 아이구나 제시카는...(행동 원리가 인간의 상식 바깥에 태연히 앉아 있어서 그렇지...)
October 18, 2025 at 12:02 PM
뜻밖의 조합이다 싶더니 피클즈 말마따나 '타인 때문에 자신의 자유를 간섭당하는' 인물끼리였는데, 그 와중에도 내가 널 너무 예뻐하면 우리 아기가 널 전자렌지에 넣어버릴지도 몰라~ 하고 은근하게 겁주는 튜즈데이의 스킬이 매우 고단수. 이게 고의도 아니고 무의식 중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것 같다는 게 정말 무섭다.
May 28, 2025 at 2:50 PM
디거스를 처음 접했을 땐 그렇게 어떤 감상을 갖진 않았는데, 본인의 일화에서도 그렇고 히피답게 비폭력을 추구하고 평화를 바라는 마음에 줄곧 한 점 흐림도 없는 점은 자연히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듯 하다.
그리고 이런 진성 평화주의자를 본인의 성향과는 정반대인 무시무시한 과격 폭력 집단에 처넣는 블루포크도 참...
May 27, 2025 at 4:50 AM
스푸트니크는 설정상 비밀 조약에 묶여 자기 정체를 발설할 수 없는 처지고 에일리언 T도 외계에서 지구로 잠입한 정보조사원이기 때문에 지구 출신 비행 물체와 외계 출신 비행 물체가 서로 허둥지둥 거짓말을 주워섬기는 게 정말 웃기다.
May 27, 2025 at 4:17 AM
도라가 울리히의 인간적 한계를 간과하는 업무 지시에 반발하면서도 '울리히는 내 불만의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울리히니까 결코 무시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루시에게 솔직하게 전할 것이다' 라고 믿는 데서 팀장과 팀원, 인외와 인간 사이에 있는 돈독한 관계가 보여서 좋았는데
그렇게 되더군...
April 11, 2025 at 3:34 AM
심우주파를 깰 때도 생각했지만 기껏해야 스무 살 초중반이나 되어 보이는 나이에 박사 학위 1개+석사 학위 2개를 가진 엘리트여도 잡일 하는 보조라니 라플라스는 대체 어떤 인외마경인 걸까
메디슨 포켓을 보면 도라의 직급을 납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 무섭다
April 11, 2025 at 3:20 AM
윈드송의 이 방치 대사가 정말 귀엽고 윈드송다워서 좋아하는데, 도저히 두고 갈래야 두고 갈 수 없을 것 같은 178cm의 장신 미녀 주제에 '나를 두고 갔어요~!' 하는 게 설표는 커녕 조그마한 레밍으로 비유될 만한 하찮음이 있다.
그리고 타임키퍼는 가끔 깜빡 잊고 마트에 윈드송을 두고 갈 때가 있어도 빌라는 반려를 똑 부러지게 주머니에 넣어 꼭꼭 챙겨 다닐 것이다.
April 10, 2025 at 1:43 PM
미스 그레이스의 예술과도 같은 소장품이 대체 뭐길래 냉동고가 필요할까 고민하다 박제 아니냐는 해석에 아하 했고 동시에 지금 그녀 안에 들어있는 것의 정체를 더더욱 알 수가 없게 됐다. 카우보이와 윈체스터 소총, 길 잃은 양과 양치기, 그리고 사냥꾼과 박제사...마치 아르고스와 천생연분 같은 설정인데 이래선 진짜 '케일라' 같잖아. 만약 단순한 우연이라면 조금 지독하군.
April 10, 2025 at 12:51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