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hc, Sumin
banner
suminbahc.bsky.social
Bahc, Sumin
@suminbahc.bsky.social
스벅에 와선 자리를 잡고 주문한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는데, 옆 자리에 미소년이 앉더니 열린책들 《안나 카레리나》(기존 판을 e북으로 갖고 있는데 디자인이 미니멀해 찾아보니 '모노 에디션')를 읽으면서, 수첩을 꺼내 빼곡히 메모 혹은 구절의 필사를 하고 있었다. 가지런한 필체였다. 계속 힐끔 보면 안 될 것 같아 앞에 놓은 맥북만 보며 옛날에 내가 친 드립을 떠올렸다. "그걸 각색한다고 지금껏 몇 페이지를 쓴지 아세요? 그 분량 그 노력이면 차라리 안나 카레리나를 각색하죠." 소년이 훌쩍 떠나고서 생각해보니, 소년이 아닐지도 몰랐다.
December 19, 2025 at 8:16 AM
아, <아파치 요새>는 왓챠에서 볼 수 있는 것 같고(유튜브에도 있을지도?+_+), <옛날 옛적 서부에서=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는 넷플릭스에 있답니다.

watcha.com/contents/mdM...
www.netflix.com/title/60031884
Watch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 Netflix
In this epic spaghetti Western, a flinty gunslinger is hired by a railroad tycoon to kill anyone standing in the way of his trans-American iron horse.
www.netflix.com
December 19, 2025 at 7:02 AM
그리고 이건 반칙?이지만, 저는 헨리 폰다의 존재감을 처음 가늠했던 영화가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였어요. 헨리 폰다는 이 영화 이전까지 주로 선역을 했고, 이런 무시무시한 악역을 한 건 거의 최초였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 영화를 먼저 각인하는 바람에, 이후 헨리 폰다가 출연한 영화를 보는데 그가 아무리 선역이어도 선해보이지가 않았어요. 닉넴님께서 지금의 문화적 베이스와 시각으로 고전영화를 리뷰하시는 게 늘 흥미로워서, 필모 탐구 순서를 의도적으로 흐트려보는 것도 재밌는 일이라 생각되어! 카르디날레와 브론슨도 만나보시고요.
December 19, 2025 at 6:53 AM
아니 이 스틸이 저화질로 들어갔군요... 영화에서 되게 중요한 장면이라 생각해서, 고화질로 다시 올립니다.
December 19, 2025 at 6:42 AM
전 <아파치 요새>(1948) 추천드려요. 닉넴님께는 +존 포드, 존 웨인, 셜리 템플 필모 탐구도 같이 되실 것 같고요...
December 19, 2025 at 6:41 AM
플스의 경우, 5에서 실행되는 4 게임이 기종별 성능 차이가 없을 경우 그냥 플4용 패키지나 DL로 통일되어 나와서 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플5에서 성능 향상이 있을 때는 무료 업그레이드나 추가 비용 지불이었고. 스위치 2와 1 패키지 버전의 만원 가격 차이는 역시 카드 제조 비용의 차이겠거니 하는데, DL도 따로 나온게 이해가 안 가서 <마블 코스믹...>의 기종 차이를 찾아보니, 2에서만 60프레임이라고? 정말? 1에서 60프레임을 진실로 구현 못한다고?

m.ruliweb.com/nin/board/30...
m.ruliweb.com
December 19, 2025 at 5:42 AM
H2에서 패키지로 발매 예정인 <마블 코스믹 인베이전>. 게임패스로 찍먹해봤는데 <닌자 거북이: 슈레더의 복수>만큼 훌륭한 픽셀아트 비뎀업이 또 나올까 했던 우려를 날려버린 게임이었다. 이런 류의 레트로 감성 직격하는 게임들은 굳이 또 스위치로 하고픈 것이 인지상정인데, 왜인지 스위치2와 1 버전을 따로 팔고 있다. 스위치1용 게임이 2에서 실행되는데, 두 버전에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DL버전도 확인하니 따로 판다.

h2mall.net/NINTENDOALL
store.nintendo.co.kr/catalogsearc...
December 19, 2025 at 5:20 AM
"지금 다정함은 개인의 성품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화해의 가능성을 믿겠다는 정치적 태도에 가깝다. 요아킴 트리에르는 분노보다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 더 용기 있는 태도라고도 말했다. 무조건 남을 이기려고 허세를 부리기보다는,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서로의 입장을 마주하는 데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분노와 양극화가 지배하는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신했다. 다정함이 우리 시대의 펑크다. 가장 급진적이고, 가장 파괴적인 저항이다."
December 19, 2025 at 4:53 AM
총알 탄 사나이도 패스했으니... 근데 아이스 큐브가 나오네요?! (몰랐음)
December 18, 2025 at 4:04 PM
이 영화는 우리(나와 아내)에게도 중요한 영화로 남았다. 나는 지금 아내가 된 친구와 오랫동안 사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지난 내 연애는 모든 걸 망쳐버렸으니까. "나는 이렇게 혼자 살다 죽을 건데 너만은 내 친구로 남아줘.", "뭣하러? 그냥 같이 살지." 서로 만나지만 사귀지는 않는 이상한 관계로 지낸지 10년째 되던 해, 아내가 먼저 용기를 냈다. 그래서 우리는 사귀는 대신 결혼했다. 나는 여전히 밖으론 시니컬하고 안에선 우울하지만 얘가 옆에 있어서 대체적으로 행복하다.

롭과 미셸 부부를 애도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December 18, 2025 at 5:46 AM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엔딩을 생각한다. 이 영화는 사랑기계들만 나와서 사랑하는 그런 판타지가 아니었다. 둘이 함께하는 엔딩 전에 늘 나 혼자인 상황이 얼마나 절실하게 그려져 있었는지를 생각한다. 그래서 엔딩은 기적이지만 너무 세상 멀리 있지도 않게 느껴졌다. 노력한다면, 아니 용기낸다면 나도 가닿을 수 있을 결말. 뻔한 로코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어느날 밤 혼자 케이블에서 해주던 이 영화를 보다 엉엉 울고 말았던 때를 기억한다.

youtu.be/g4ODPyUxLNw
When Harry Met Sally Ending Scene
YouTube video by Anthony Rocco Amaru
youtu.be
December 18, 2025 at 5:31 AM
롭은 미셸을 만난 후, 결말을 바꾸기로 했다. 영화사의 한 에피소드를 바꿨다고 하는 이 만남으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해피엔딩을 갖게 되었다. 롭 라이너와 미셸 싱어도 서로를 만난 몇 달만에 결혼했고, 35년간 함께 했다.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소넨필드는 이렇게 말했다. "미셸은 롭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였어요. 미셸이 없었다면 롭은 완전히 무너졌을 거예요." 롭 라이너는 자신의 정치/사회적 활동의 원동력은 항상 아내 미셸 덕분이라고 말해왔다.

www.nytimes.com/2025/12/15/u...
Rob Reiner and Michele Singer Reiner: A Love Story That Changed Movie History
www.nytimes.com
December 18, 2025 at 5:11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