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물든 능선”…‘영상앨범 산’ 마리엘, 여수 영취산 오름길→꽃과 바다의 봄날 #영상앨범산 #마리엘 #영취산
봄은 이른 아침 여수의 골목을 타고 내려와, 바다와 산에 고요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에스토니아에서 건너온 마리엘은 이 땅의 산과 자연에 사로잡혀, 지난 6년을 이국의 시선으로 누볐다. 산악 사진가 이상은과 함께한 '영상앨범 산'의 여정은 여수의 바다와 산이 빚은 다채로운 풍경을 조용히 더듬으며 시작된다. 도시 한복판 이순신 장군 동상 아래 쏟아지는 햇살은, 바다를 품은 도시의 굳건한 심장을 보여준다. 돌산공원 전망대 위에서 바라본 여수의 바다는, 넓고 푸르게 펼쳐지고, 거북선이 떠오르던 조선의 역사가 조용히 떠돈다.
“진달래 물든 능선”…‘영상앨범 산’ 마리엘, 여수 영취산 오름길→꽃과 바다의 봄날 / KBS 2TV 영상앨범 산
산행의 출발점인 돌고개주차장. 이 길에서 진례봉 정상까지 이르는 오름은 가파르지만, 그곳에도 봄은 숨 쉬고 있다. 초입엔 벚꽃이, 옆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피어나 있다. 한국살이 7년 차, 마리엘에게 가장 큰 인상은 산길을 감싼 사람들의 따뜻한 인사와, 나누는 간식, 그리고 곁의 존재들이다. 함께 오르는 길목마다 등산객들의 정겨운 미소와 이야기가 스며든다. 어느덧 능선 위로 진달래 군락이 분홍빛 강처럼 흐른다. 그 사이사이를 걸으며 바람 한 점, 꽃 한 송이, 작은 향까지 마음으로 품는다.
고개를 틀면 저 멀리 골명재 근처, 하얀 벚꽃 군락의 장관이 펼쳐진다. 산 중턱 꽃들을 가슴에 담고 진례봉에 이른다. 정상에 오르면 청명한 하늘과 한없이 넓은 바다가 맞닿는다.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역동성, 광양만의 너른 품이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마리엘의 시선 아래, 꽃과 바다가 어우러진 영취산의 풍경은 더없이 선명하다. 사람들은 순간을 사진에 가두려 하지만, 그 곁엔 살아있는 계절의 설렘이 흐른다.
“진달래 물든 능선”…‘영상앨범 산’ 마리엘, 여수 영취산 오름길→꽃과 바다의 봄날 / KBS 2TV 영상앨범 산
내려오는 길, 유서 깊은 흥국사가 품은 목탁 소리가 나무와 바위, 바람 사이로 울렸다. 평화와 화합, 시간의 무게와 자연의 향기가 한데 어울린다. 여수 영취산은 자연과 사람, 도시의 온기가 만나는 삶의 자리로 남는다. 잠시 멈추어 서면, 봄과 바다가 서로를 안아주는 넉넉한 시간이 흐른다. '영상앨범 산'은 산악 사진가 이상은, 영상 크리에이터 마리엘과 함께 영취산의 꽃길을 걸었다. 영취산의 숨결은 2025년 4월 27일 일요일 오전 7시 10분, KBS2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