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한 오피스텔 옥상에서 모녀 3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6일 오후 9시 30분께 등촌역 인근에서 ‘여자 세 명이 누워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과 소방이 출동했다. 현장에서 40대 여성과 10대 딸 한 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또 다른 10대 딸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모녀가 거주하던 오피스텔 12층 옥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는 범죄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고,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건 직후 옥상에는 의자로 추정되는 물건이 남아 있었으며, 추락 지점 인근 주차장에는 지워지지 않은 혈흔이 남아 있어 당시 상황의 참혹함을 보여줬다. 지난 26일 오후 9시30분께 추락 사건이 발생한 서울 강서구 오피스텔의 옥상. / 연합뉴스 목격자들은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근에서 배달을 하던 한 시민은 “소방차와 경찰차가 모여 있어 불이 난 줄 알았다”며 “지나가 보니 참변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취재진에 “사람 사는 곳에서 무엇을 하는 것이냐”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경찰은 모친의 남편을 포함해 가족을 참고인으로 조사했으며,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세 모녀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검토 중이다. 또한 사건 전후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면밀히 살펴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따르면 세 모녀는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던 상황은 아니었다. 구청 관계자는 “숨진 가족은 기초생활 수급 대상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경찰은 두 딸이 별다른 저항 없이 모친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점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유족 측은 부검을 원치 않았고, 경찰은 의견을 반영해 부검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사건의 구체적인 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범죄 정황이 없는 가운데 세 모녀가 함께 목숨을 잃은 만큼 사회적 파장이 크며, 정확한 경위 규명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