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한 라켓 소리와 함께 코트에 새로운 역사가 쓰였다. 예선 탈락의 아픔 뒤에 웃음을 찾은 시에라가 강렬한 도전으로 윔블던 문을 두드렸다. 마지막 한 포인트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그의 집념이 이날 관중석을 뜨겁게 달궜다. 솔라나 시에라(101위·아르헨티나)는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크리스티나 북사(102위·스페인)를 2-1(7-5 1-6 6-1)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러키 루저 신화”…시에라, 윔블던서 3연승 돌풍→여자 단식 16강 진출 / 연합뉴스 이번 대회 예선에서 시에라는 탈리아 깁슨(126위·호주)에게 1-2로 패해 탈락했으나, 본선 진출 선수 중 기권자가 발생하면서 ‘러키 루저’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후 시에라는 본선에서 3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단숨에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러키 루저가 16강까지 오르는 사례는 1968년 프로 시대가 열린 뒤 단 7번째다. 앞서 올 시즌 호주오픈의 이바 리스(독일)가 같은 길을 걸은 바 있다. 단식 8강에 오른 ‘러키 루저’는 남녀를 통틀어 아직 단 한 번도 없다. 시에라는 올해 윔블던 이전까지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에서 승리 기록이 없었다. 지난해 US오픈과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도 모두 1회전에서 탈락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의 연승이 생애 첫 메이저 본선 승리다. 경기 직후 시에라는 “기회가 다시 찾아왔을 때 이를 붙잡고 싶었다.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시에라의 투지에 화답했고,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테니스 신데렐라”라는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시에라는 16강에서 매디슨 키스(8위·미국)와 라우라 지게문트(104위·독일)의 승자와 맞대결한다. 이번 윔블던에서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