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산불, 영덕까지 번져 역대 최악 피해...동해안 따라 북상 우려 #경북산불 #의성산불 #영덕산불 #안동산불 #청송산불 #영양산불 #동해안산불확산 #산불진화 #기록적산불 #주민대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 일대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엿새째 계속되며 경북 북부 지역을 휩쓸고 있다. 산불은 의성을 시작으로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확산됐으며, 피해 면적과 사망자 수, 재산 피해 모두 역대 최악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 당국은 3월 27일 현재 진화 헬기 79대, 인력 4,635명, 장비 693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순간풍속 초속 15m에 달하는 강풍과 21~22도의 높은 기온, 극도로 건조한 날씨 등으로 진화가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현장 진화 인력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진화율도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24일 낮 12시 기준 71%였던 진화율은 사흘 만에 50% 초반대로 떨어졌고, 영덕은 10%, 영양은 18%에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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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불의 확산 속도는 시간당 8.2㎞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27일 오전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3만3,204㏊에 달한다. 이는 2000년 강원 동해안 산불 당시 피해 면적인 2만3,794㏊를 이미 넘어선 규모로, 실제 피해 면적 또한 역대 최대일 가능성이 크다.
산불이 확산된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9명 등 총 22명이 사망했으며, 의성군에서는 진화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 1명도 숨졌다. 또한, 주택과 공장 등 2,572건의 건축물 피해가 발생했고, 영덕에서는 어선, 양식장, 통신시설까지 피해를 입었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도 전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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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대피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 등에서는 총 3만3,089명의 주민이 실내체육관 등 임시 대피소로 피신했다. 산불로 집을 잃은 안동 주민 전모 씨는 "집이 잿더미가 됐다"며, 큰 피해를 입은 심정을 토로했다.
문화재 보호를 위한 대응도 긴박하게 진행 중이다. 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내 대전사 등 세계문화유산과 천년 고찰 인근까지 산불이 접근하면서, 주민들과 당국은 산불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비 예보는 일부 지역에 있었지만, 강수량이 5㎜ 미만에 그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진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산림 당국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다음 비 소식이 있는 4월 초까지는 강풍과 건조한 기후 속에서 산불 진화가 계속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산불은 비화 현상으로 인해 산림과 민가에 동시에 불씨가 옮겨붙으며 반복적으로 화재가 확산되고 있어, 동해안을 따라 울진 등 원전단지와 금강송 군락지가 있는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